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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감독은 일본 전지훈련 기간 동안 인터뷰에서 “그간 즐겁게 배구 보러와서 인상 쓰며 가는 홈팬들을 보며 죄송한 마음이었다. 올 시즌에는 좋은 기분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KB손해보험은 이번 시즌 FA 센터 이선규를 영입하면서 하현용-이선규로 이어지는 국가대표급 센터진을 구축하게 됐다.
강 감독은 “지난 시즌을 돌이켜보니 리시브 쪽에서도 문제가 있었지만, 센터진의 약점이 많이 보였다. 블로킹 높이나 센터진의 공격 점유율에서 아쉬움을 많이 느꼈기에 보강을 하려고 했다. 이선규라는 좋은 센터를 영입해서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화려함보다는 세밀한 배구. 지저분해도 이길 수 있는 배구. 희생을 위한 배구다. 선수 본인이 돋보이는 것보다는 팀을 위해 희생하는 배구를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강 감독과 일문일답.
-이제 감독 2년차다. 프로는 결국 성적으로 말한다. 성적에 욕심을 낼 때가 됐다.
▲오랜 코치 생활 끝에 감독직을 맡았는데, 해보니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연패도 길게 해봤고. 좋은 경험이 됐다. 올 시즌 준비하면서 도움이 많이 됐다.
-비 시즌 동안 선수단 변화가 좀 있었다. 이선규를 FA로 영입했고, 그 과정에서 국가대표 리베로 부용찬을 잃었으며, 그 자리를 곽동혁으로 대체하게 됐다. 만족하는가.
▲지난 시즌을 돌이켜보니 리시브 쪽에서도 문제가 있었지만, 센터진의 약점이 많이 보였다. 블로킹 높이나 센터진의 공격 점유율에서 아쉬움을 많이 느꼈기에 보강을 하려고 했다. 이선규라는 좋은 센터를 영입해서 기쁘다. 부용찬 선수를 잃은 것은 너무 아쉽지만, 팀내 핵심 선수들을 지키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다행히 곽동혁 선수가 자유계약선수로 풀려서 영입할 수 있었다.
▲리시브 훈련을 가장 중점적으로 했다. 이제 이선규-하현용이라는 정상급 센터진을 보유했기 때문에 리시브가 안정되면 센터 공격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우리 팀의 문제가 승부처에서 기본적인 부분, 예를 들어 디그로 받아올린 공을 이단 연결하는 부분이나 상대 블로킹이 2~3명 따라붙었을 때 지능적인 연타 처리보다 강타로 셧아웃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부분에서 좀 더 세밀하고 정교한 플레이를 가져가고 싶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가질 연습경기에서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시험하고 주문할 계획이다.
-KB손해보험의 2년차 감독으로서 강성형이 보여주고 싶은 배구가 있다면.
▲화려함보다는 세밀한 배구. 지저분해도 이길 수 있는 배구. 희생을 위한 배구다. 선수 본인이 돋보이는 것보다는 팀을 위해 희생하는 배구다.
-아직 시즌이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예상 라인업을 보면 주전선수들의 고령화가 눈에 보인다. 장기레이스에선 이 부분이 약점이 될 수도 있을텐데.
▲분명 젊은 것은 아니다. LIG 시절부터 성적이 안 좋았기에 성적이 급해 베테랑 위주의 라인업을 짰다는 지적도 인정한다. 장기레이스에선 약점이 될 수도 있지만, 체력관리를 잘 해주며 버틸 것이다. 그리고 이강원이나 1월에 제대하고 돌아올 세터 이효동, 백업 세터 양준식 등 많은 선수들을 활용할 것이다.
-KB손해보험의 오랜 고민 중 하나가 윙리시버 자리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포지션은 감독님이 현역 때 최고의 윙리시버였다는 점이다. 손현종이 피로골절로 인한 부상으로 훈련에 참가하고 있지 않다고 들었다. 이 자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0올 시즌 키 플레이어가 있다면 꼽아달라.
▲결국 레프트 한 자리가 될 것이다. 그 자리가 얼마나 안정되느냐에 따라 센터진도, 권영민도 살아날 것이다.
-트라이아웃 제도 도입으로 외국인 선수 기량의 하향평준화가 예상된다. 2순위로 뽑은 우드리스는 어떻게 보고 있는가.
▲키 크면 무르다는 말을 하곤 하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이다. 실전에 들어가면 달라질 것이라 기대하지만, 적극성이나 승부욕이 좀 아쉽다. 기량적인 면은 큰 신장(2m12)도 있고, 키에 비해 신체 밸런스나 점프력, 순발력은 있다. 다만 처음 한국에 들어왔을 때 웨이트가 부족했다. 한달새에 근육량이 많이 늘었는데, 시즌 전까지 더욱 늘려야 할 것이다. 잘 세팅된 볼은 신장을 앞세워 위에서 때리니 좋은데, 이단 연결되어 올라온 공을 때릴 때 테크닉이 좀 아쉽다. 결국 이단 연결을 어떻게 잘 만들어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
-주장을 권영민으로 바꿨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시즌 KB손해보험의 부진에는 권영민의 부진도 그 이유 중 하나인데..
▲권영민 선수가 힘들었던 게 지난 시즌 이적하고 의욕적으로 임했는데, 잘 안되다보니 그랬을 것이다. 오랜 기간 프로 생활을 해온 선수라 습관을 바꾸긴 힘들테니 생각을 좀 바꿔야 한다. 야구에서 나이들면 방망이를 짧게 쥐듯 생각의 변화가 필요하다. 화려하고 본인이 돋보이는 토스보다는 공격수에게 맞춰주는 방향으로, 기본적인 부분으로 돌아가야 한다. 올 시즌 영민이에게 주장을 맡긴 것도 ‘올 시즌 팀의 중심은 너다’라는 것을 확실히 심어주기 위함이다.
-아직 시즌 전이지만, 다가올 컵대회와 V-리그의 목표는.
▲그간 우리 팀이 초반에 부진을 거듭하면서 시즌 막판 봄배구 도전을 위한 기회조차 잡지 못 했다. 결국 초반 단추를 잘 꿰어야, 초반 분위기를 잘 잡아야 한다. 올 시즌은 준비를 많이 했다. 초반에 밀리지 않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그래야 플레이오프 진출도 가능할 것이다.
-팬들에게 한 마디 해준다면?
▲그간 즐겁게 배구 보러와서 인상 쓰며 가는 홈팬들을 보며 죄송한 마음이었다. 올 시즌에는 좋은 기분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