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스승이 본 Z세대 김제덕…"만족 모르는 완벽주의자"

  • 등록 2021-07-26 오후 6:18:32

    수정 2021-07-26 오후 9:35:09

김제덕.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텐! 텐! 텐! 텐! 나인! 텐!.’

여섯 발의 화살 중 5발이 10점에 꽂혔다. 나머지 한발은 중앙에서 살짝 빗나가 9점.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 대표팀의 막내 김제덕(17·경북일고)이 대만과 치른 결승전에서 올린 점수다.

김제덕과 오진혁(40·현대제철), 김우진(29·청주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양궁 남자 대표팀은 26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대만을 세트 포인트 6-0(59-55 60-58 56-55)으로 제압하고 우승했다. 결승전에서 한국팀이 쏜 18발의 화살 중 13발이 과녁 중앙 10점 부위를 꿰뚫었다. 그 중 5발을 김제덕이 적중시켰다. 이제 17세 3개월이지만 결승전이라는 중압감에도 위축되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앞서 지난 24일 양궁 혼성 단체전에서 안산과 호흡을 맞춰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데 이어 두 번째 금메달. 한국 양궁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향후 한국 남자 양궁을 이끌 새로운 주역을 발굴한 셈이다.

“양궁에 미쳐있는 선수다.”

황효진 경북일고 코치는 제자인 김제덕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황 코치는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김제덕은 양궁에 있어 만족을 모르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선수”라며 “부족한 부분이 하나라도 있으면 양궁장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3년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활을 잡은 김제덕은 떡잎부터 남달랐다. 그는 2016년 SBS 영재발굴단에 ‘양궁 신동’으로 소개되고 전국소년체육대회 3관왕에 오르는 등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승승장구하던 김제덕에게 2019년 가을 도쿄올림픽 선발전에서 시련이 찾아왔다. 그는 활을 들지 못할 정도로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선발전을 마치지 못하고 기권했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되면서 김제덕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찾아왔다. 재활과 훈련을 병행하며 선발전을 준비한 김제덕은 반전을 일궈냈다. 그는 어깨 통증이 완벽하게 사라지지 않았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도쿄행 출전권을 따냈다.

황 코치는 “2019년 가을부터 김제덕은 어깨 회전근 증후군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해내겠다는 강한 의지로 이겨냈다”며 “재활 치료와 보강 운동으로 많이 좋아졌지만 어깨 통증이 완벽하게 사라진 건 아니다. 어깨 통증을 안고도 올림픽 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김제덕이 자랑스럽다”고 칭찬했다.

김제덕은 양궁장에서 경기에 들어가기 전 “코리아 파이팅”을 외친다. 황 코치는 “김제덕이 자신감이 넘치지만 경기를 앞두고 ‘파이팅’을 외치는 선수는 아니었다”며 “‘파이팅’을 외치기 시작한 건 올림픽을 앞두고 한 특별훈련 때부터”라고 설명했다. 이어 “‘파이팅’은 김제덕이 올림픽에서 긴장하지 않고 본인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맞춤 전략이다”고 덧붙였다.

황 코치는 김제덕이 철저한 자기절제와 바른 생활이 몸에 밴 선수인 만큼 미래가 더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본인이 하려고 하는 의지가 강하고 욕심이 있는 선수인 만큼 한국 양궁을 대표하는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제덕이 이번 올림픽을 부상 없이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제덕과 황효진 코치. (사진=황효진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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