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하고 낯설었던 류현진 3패하는 날

  • 등록 2014-06-12 오전 11:30:27

    수정 2014-06-12 오후 3:20:34

류현진이 12일(한국시간)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와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LA 몬스터’ 류현진(28.LA 다저스)이 시즌 3패째를 당했다. 길고 긴 페넌트레이스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병가지상사. 아무리 좋은 구위와 강인한 멘탈을 지닌 류현진이라고 해도 늘 좋은 결과를 낼 수는 없다.

다만, 이날의 3패는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뭔가 어수선하고 탐탁찮은 상황들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류현진에게 ‘모든 것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문하기엔 조금 미안했던 것도 사실이다. 경기 전 선발 출장 예정이던 헨리 라미레즈는 갑작스런 어깨 통증 탓에 라인업에서 빠졌다.

맷 켐프는 첫 타석에서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에 항의하다 퇴장 당했다. 일단 덕아웃으로 물러난 뒤에도 분을 참지 못하고 큰 소리를 지르다 당한 퇴장이었기에 더 낯설었다.

가장 아픈 장면은 류현진이 가장 잘 하던 위기 관리 능력이 발휘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결국 류현진 답지 못했던 투구가 패전으로 이어졌다고 돌리는 것이 차라리 맘 편했다.

3회 결정적 실점 장면이 그랬다. 2아웃까지는 잘 잡았지만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이 다소 흔들리며 함께 휘청였다.

선두타자 잭 코자트는 중견수 플라이, 푸에토는 1루 땅볼로 솎아냈다.

하지만 2사 후 발 빠른 빌리 해밀턴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 됐다. 풀 카운트 승부에서 던진 몸쪽 직구가 살짝 벗어났다는 판정을 받으며 아쉽게 볼넷을 허용했다. 해밀턴은 도루에 성공하며 2사 2루.

다음 타자 토트 프레이저를 상대로도 아쉬운 판정이 나왔다. 또 한 차례 풀 카운트 승부에서 낮게 던진 슬라이더에 다시 한 번 주심의 손이 올라가지 않으며 1,2루가 됐다.

‘평정심’이 가장 큰 무기였던 류현진도 잇단 볼 판정에는 마음을 잡지 못했다. 결국 신시내티 최고 타자 조이 보토에게 좌익 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으며 2점을 뺏겼고 브랜든 필립스에게마저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3점째를 내줬다.

이전의 당당했던 류현진은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더 강했다. 위기를 맞았을 때 더 집중하고 더 강력한 공을 던졌다. 류현진이 한국은 물론 메이저리그서도 위용을 뽐낼 수 있는 이유다. 충분히 흔들리고도 남을 상황에서 오히려 더 담담하고 강해지는 모습에 상대는 기가 죽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날의 류현진은 위기 상황에서 조금 평범해지고 말았다.

안되려니 타석에서의 류현진도 썩 좋지 못했다. 첫 타석은 삼진, 두 번째 타석에선 무사 1,2루서 스리 번트로 아웃되고 말았다. 마지막 파울 땐 포수 미트에 먼저 닿았다고 항의해 봤지만 주심은 공이 닿은 뒤 밀리며 미트에 맞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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