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진 대구FC 감독 "올해 뚜껑 열면 깜짝 놀랄 것"

  • 등록 2016-02-23 오전 10:55:19

    수정 2016-02-23 오전 10:55:19

이영진 대구FC 감독.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축구 대구FC 이영진 감독(53)은 자신을 제치고 힘있는 슈팅으로 골망을 가른 선수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중국 윈난성 쿤밍 해경기지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지 어느덧 1달 남짓이 흘러 자신이 구상하던 전술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간다는 사실에 만족하는 듯 했다.

지난 21일 전지훈련 마지막 연습경기를 치른 이 감독은 “조나탄의 빈 자리요? 우리 에델이 잘 메워줄 겁니다. 올해 다시 클래식(1부리그) 승격에 도전해야죠”라고 힘주어 말했다.

올해 이 감독의 목표는 누가 뭐래도 1부리그 승격이다. 지난해 챌린지(2부리그) 우승팀 상주 상무에 승점과 득실차에서 동률을 이루고도 다득점에서 밀려 준우승에 그쳤던 터.

당시를 떠올린 이 감독은 “겉으로는 멀쩡한 척을 했지만, 가슴은 많이 아팠다”며 “백조가 수면 아래에서 발버둥을 치는 것처럼 새로운 도전에 나설 준비를 했다. 뚜껑을 열면 모두가 깜짝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깜짝 카드도 준비했다. 바로 외국인 선수 에델이다. 에델은 지난해 39경기를 뛰면서 10골·4도움을 기록했다. 챌린지 득점왕(26골)에 올랐던 조나탄의 그림자에 가려졌던 그가 올해 대구에서 해결사 노릇을 해내야 한다.

전지훈련 내내 ‘선생님’을 자처하며 에델에 공을 들인 이 감독은 데이비드와 파울로 등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선수들과의 조합에 기대감을 품고 있다.

이 감독은 “사실 팀도, 나도 조나탄을 붙잡고 싶었지만, 더 좋은 환경을 원하는 선수를 막을 수는 없었다”며 “에델이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가 우승 도전의 가장 큰 핵심이다. 조나탄이 지난해 훌륭한 활약을 펼쳤지만 뻔한 패턴이 문제됐던 것도 사실이다. 에델이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과의 호흡이 살아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감독 계약의 마지막해, 승부수로 던진 선수단 변화도 긍정적이다. 새 유니폼을 입은 선수만 20여명에 달한다. 이영진 감독은 “훈련으로 극복할 수 있는 한계가 있었다. 젊고 패기있는 선수들로 바뀌니 분위기부터 달라졌다”고 말했다.

전술의 틀도 새롭게 다졌다. 높은 볼 점유율에 짜임새 있는 조직력을 더해 그저 역습만 날카롭던 구태를 벗어던졌다. 특히 정우재와 박태홍 등 발 빠른 수비수가 합류해 공수전환의 속도를 끌어 올렸다.

이영진 감독은 “지난해 대구가 40경기에서 47골을 내줬다. 느린 수비가 문제였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며 “올해는 최소한 8골은 줄여 강팀의 상징인 0점대 실점을 노려보겠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젊고 패기있는 선수의 비중이 높아졌지만, 경험이 문제되지는 않는다. 대구의 또 다른 강점이 신·구 조화다. 한때 국가대표 수비수로 활약했던 황재원이 새롭게 수비 축으로 합류했고, 미드필드에선 이재권이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내고 있다.

또 부상을 털어낸 노병준이 새 외국인 선수들을 잘 이끌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대구가 챌린지 우승의 고비에서 무너졌던 원인이 경험 부족이었기에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은 더욱 중요하다. 선수단 평균 연령 25.19세. ‘유치원’이라는 별명이 붙은 대구가 살아날 길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지난해 막판 4경기에서 3무1패에 그쳤다. 4경기에서 승점 1점만 더 따냈다면 우승이었을 것”이라며 “올해는 같은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겠다. 나도 감독 지휘봉을 잡은 마지막해다. 꼭 우승컵을 들어올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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