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폴터 “드라이버 도둑맞아 출전 포기”

  • 등록 2008-11-13 오후 8:22:26

    수정 2008-11-13 오후 8:22:26

[경향닷컴 제공] ‘이럴 수가. 드라이버가 없어지다니.’

독특한 헤어스타일과 톡톡 튀는 패션으로 유명한 이안 폴터(잉글랜드)는 지난주 상하이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 투어 HSBC 챔피언스 대회 도중 드라이버를 도둑맞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했다. 대회 사흘째인 9일, 선수 대기실에서 기다리다 벌어진 일. 누군가 캐디백에서 클럽을 빼가는 장면이 CCTV에 찍혔지만 잡지 못했고, 드라이버를 찾는 데도 실패했다.

자신의 스윙과 파워에 딱 맞게 맞춘 터라 애지중지하던 드라이버(코브라)를 잃은 폴터는 그날 2오버파 72타를 치는 등 흔들렸고 공동 14위로 마쳤다.

다음 대회인 아시안투어 바클레이즈 싱가포르오픈(총상금 500만달러)을 위해 이동한 폴터는 결국 드라이버 때문에 대회포기를 선언했다.

프로암대회를 마치는 등 선수로서 의무를 다한 폴터는 13일 1라운드 티샷 포기를 선언한 뒤 “한참 고민해 봤지만 대체 드라이버를 사용해 나쁜 성적을 낼 경우 잃게 될 세계랭킹 포인트 등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자신에게 맞는 드라이버를 긴급 공수하려 했지만, 대회 시작까지 도착하기 어렵게 된 뒤에 내린 결정이다.

외신은 폴터의 드라이버 도난 소식을 전하면서 “도둑이 그의 드라이버는 훔쳐갔지만 괴짜 취향인 그의 의류는 손대지 않았다”며 슬쩍 비꼬기도 했다.

선수가 클럽을 도난당해 대회 출전을 포기하는 경우는 좀처럼 없는 일이다. 하지만 벤 크렌쇼(미국)는 비행기로 이동할 때 종종 옆좌석을 더 구매해 캐디백을 고이 모시고 다닐 정도로 유별나게 클럽을 아꼈다는 일화도 있다.

어찌됐든 지난주 상하이에서는 두 명의 세계랭커가 드라이버 때문에 기분을 망쳤다. 공교롭게도 지난달 한국오픈에 나란히 출전했던 이안 폴터와 앤서니 김(나이키골프)이다. 앤서니 김은 스프링클러를 때려 성능이 변한 드라이버를 계속 사용하는 바람에 실격당하고 말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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