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12개 빅클럽, '유러피언 슈퍼리그' 출범 선언...UEFA "결사반대"

  • 등록 2021-04-19 오후 3:52:36

    수정 2021-04-19 오후 4:22:21

레알 마드리드, 리버풀 등 유럽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빅클럽 12개 팀이 별도의 리그인 ‘유러피안 슈퍼리그(ESL)’ 출범을 공식 선언해 큰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유럽 프로축구 ‘빅클럽’들이 유러피언 슈퍼리그(ESL) 출범을 공식 선언해 큰 파문이 예상된다.

잉글랜드, 이탈리아, 스페인을 대표하는 12개 구단은 18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새로운 주중 대회인 슈퍼리그 창설에 동의했다”며 “창립 멤버로 3팀을 추가해 가능한 한 빨리 리그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ESL 출범에 참여한 12개 구단은 아스널, 첼시,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홋스퍼(이상 잉글랜드), AC밀란, 인터 밀란, 유벤투스(이상 이탈리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등이다.

이들 구단은 새롭게 창설할 리그 명칭을 ‘슈퍼리그’라고 정했다. 초대 회장으로는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마드리드 회장을 추대했다.

이들이 추진하는 슈퍼리그는 15개 빅클럽이 중심을 이룬다. 여기에 전 시즌 성적에 따라 출전 자격을 얻는 5개 구단을 더해 총 20개 구단이 경쟁을 벌인다. 경기는 각국 정규리그와는 별도로 주중에 치러질 예정이다. 8월부터 10개 팀씩 2개 조로 나뉘어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펼친다.

각 조의 상위 3개 팀이 자동으로 8강에 진출하고 각 조 4위와 5위 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8강 진출 여부를 가린다. 결승전은 5월 중립 구장에서 단판으로 치러진다.

이들 빅클럽들이 기존 UEFA 챔피언스리그 대신 별도의 슈퍼리그를 창설하려고 하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이들 빅클럽들은 슈퍼리그를 통해 중계권료와 스폰서 계약 등 연간 4억 달러(약 4470억원)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9~2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바이에른 뮌헨이 획득한 수익의 4배 이상으로 알려졌다.

성명을 낸 12개 구단은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유럽 축구 경제의 불안정성이 가속됐다”며 “팬데믹은 유럽 축구의 이익을 지키고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 비전과 지속 가능한 상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빅클럽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 등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각국 축구협회, 리그 사무국 등도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내고 있다. 이 같은 슈퍼리그가 생기면 빅클럽들은 막대한 돈을 벌겠지만 중소 클럽들은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UEFA는 잉글랜드·스페인·이탈리아 축구협회와 EPL·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이탈리아 세리에A 사무국과 함께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UEFA는 “슈퍼리그는 일부 구단들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해 위해 진행하는 프로젝트”라며 “이 사태를 막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슈퍼리그에 참가하는 구단들은 국내외 리그나 국제대회 참가가 금지될 수 있고 해당 구단에 속한 선수들은 자국 국가대표팀에서도 뛸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 프로축구 팬클럽 연합단체인 ‘풋볼 서포터스 유럽’도 공식 성명을 통해 “슈퍼리그는 불법적이고 무책임하며 반경쟁적인 아이디어”라며 “이 리그는 탐욕에 의해서만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곧바로 20개 회원 클럽에 “슈퍼리그에 참여하지 말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축구계 밖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SNS를 통해 “ESL은 축구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슈퍼리그는 스포츠의 가치를 위협한다”며 “프랑스 구단들이 동참하지 않은 걸 환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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