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CJ그룹은 K콘텐츠 및 디지털 영상 플랫폼 사업 협력, e커머스 혁신을 위한 e-풀필먼트 사업 공동추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포괄적 사업제휴를 맺고 6000억 원 규모의 주식 교환에 합의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합의로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각 1500억 원, CJ대한통운은 3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네이버와 교환한다. CJ ENM과 CJ대한통운은 자사주 매각, 스튜디오드래곤은 3자배정 유상증자(신주발행) 방식을 취하며 네이버는 각 상대방에 같은 금액의 자사주를 매각한다. 자사주 교환일은 27일이며, 스튜디오드래곤의 유상증자에는 약 2주가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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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보유 IP, CJ서 영상 콘텐츠 제작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네이버의 경우 거대 자본과 기술력이 필요한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 한계가 있었고, CJ ENM은 최근 자체 기획한 제작물들로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네이버는 보유 중인 IP를 고퀄리티 영상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 제작 및 기술력을, CJ ENM은 풍부한 IP 창구와 콘텐츠 파워를 키울 수 있는 강력한 온라인 채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양사 간의 관련 협업은 이미 꾸준히 지속돼 왔다. CJ ENM은 지난해 네이버 웹툰 ‘쌉니다 천리마마트’, ‘타인은 지옥이다’ 등을 드라마로 만들어 각각 tvN과 OCN을 통해 선보였다. 현재는 누적 조회 수 30억뷰를 자랑하는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을 드라마로 제작 중이다. 이번 업무 제휴로 양사 간의 협업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공동으로 투자한 프리미엄 IP 중 일부를 CJ가 우선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고부가가치 영상 콘텐츠로 제작하는 방식을 택할 예정이다.
협업은 비단 웹툰과 웹소설을 영상화하는 데 그치진 않을 전망이다. CJ ENM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스핀오프 디지털 콘텐츠 제작, 캐릭터/음반 사업, 공연, 게임, 애니메이션 등 무궁무진한 사업 확대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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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관계자는 “IT 기업인 네이버의 기술 투자를 기반으로 VR·AR을 적용한 실감형·숏폼 콘텐츠 등 새로운 유형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게 됐고, V라이브 통한 음악·공연 콘텐츠의 안정적 마케팅 툴 확보가 가능해진 만큼 IP 경쟁력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CJ ENM의 만남은 OTT 플랫폼 시장 지형에도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CJ ENM에서 최근 분사한 OTT 플랫폼 티빙과 네이버 멤버십 간 결합상품 출시 등 가입자 확대를 위한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네이버가 티빙 지분 투자에 참여해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 맞설 수 있는 확고한 경쟁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