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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는 9일 오후 2시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클린스만 감독 취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축구 철학과 향후 목표를 밝혔다.
독일의 전설적인 공격수 출신인 클린스만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을 비롯해 슈투트가르트, 인테르 밀란, 토트넘 홋스퍼 등에서 활약했다. 대표팀에서도 한 획을 그었다. A매치 108경기에서 47골을 넣었다. 1990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3골을 넣으며 당시 서독의 우승을 이끌었다. 1994 미국 월드컵에서는 한국을 상대로도 2골을 넣은 바 있다.
은퇴 후에는 독일 대표팀을 이끌고 지도자로 데뷔했다. 당시 ‘녹슨 전차’라는 오명을 안고 있던 독일은 탈바꿈했다. 과감한 선수 기용으로 2006 독일 월드컵 3위에 올랐다. 미국 대표팀에서는 2013 골드컵 우승과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을 이뤄냈다.
성공만 있던 건 아니었다. 독일 월드컵 후 뮌헨에 부임했지만 1년도 안 돼 경질됐다. 미국 대표팀에서도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의 부진으로 중도 하차했다. 2019년 11월 소방수로 부임했던 헤르타 베를린에서도 10경기만 치른 뒤 돌연 사임을 선언했다. 길게는 6년 짧게는 3년의 공백을 딛고 한국 지휘봉을 잡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어제 새벽에 왔는데 많은 분이 환영해줘서 고맙다”며 “협회와 서로 도우며 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라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내가 공격수 출신이기에 공격을 선호한다”면서 “1-0 승리보다는 4-3 승리를 더 선호한다”라고 자신의 축구 철학을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이 어떤 능력을 갖췄는지 보고 진행할 예정”이라며 “내가 한국 철학에 적응하는 것도 있을 것이고 팀이 내 철학에 맞추는 과정도 있을 것이다”라며 최적의 방법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아시안컵 이외의 장기적인 목표에 대해선 “월드컵 예선을 통과한 뒤 다시 목표를 설정할 것”이라며 “길게는 2002 월드컵의 4강을 다시 한번 해낼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이루고 싶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의 일문일답>
-취임 소감을 말해달라
△어제 새벽 5시에 공항에 왔는데 많은 분이 환영해줘서 고맙다.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데 상당히 기대된다. 협회와 함께 서로 도우며 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게 돕겠다. 확실한 목표를 통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겠다.
-가장 우선하는 축구 철학은 어떤 것이고 어떻게 한국 축구에 접목할 것인지 말해 달라.
△내가 공격수 출신이기에 공격을 선호한다. 1-0 승리보다는 4-3 승리를 더 선호한다. 감독으로서 항상 선수에게 맞춰가야 하는 게 있다. 선수들이 어떤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보고 진행할 예정이다. 어떤 게 가장 최적이고 이길 수 있는 철학을 가져오려고 한다. 아시안컵까지 10개월 정도 남았기에 빠르게 배워갈 것이고 자신 있다. 한국 철학에 적응하는 것도 있을 것이고 내 철학에 배워가는 것도 있을 것이다.
- 길었던 지도자 공백을 메우기 위한 노력을 말해달라
△마지막으로는 베를린에 3개월 정도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부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감독은 아니었지만 1년 반 동안 기술연구그룹(TSG)에 있으면서 월드컵 등 여러 대회를 지켜봤다. 또 BBC 해설 등을 통해 계속 축구 현장에 있었다.
-협회로부터 처음 연락받았던 시기와 어떻게 취임하게 됐나? 또 결심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달라.
△정몽규 회장과는 알고 지낸 지 오래됐다. 2017년에 U-20 월드컵에 아들이 출전하게 되면서 알고 지냈다. 카타르 월드컵 때도 만났다. 차두리와 함께 한국 경기를 다 보며 이야기도 나눴다. 월드컵 이후 다시 한번 접촉하며 관련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디어도 공유했다. 여러 차례 인터뷰도 거쳤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같이 일하게 됐다.
-코치진 구성과 한국인 코치 포함 여부에 대해 말해달라. 또 차두리 실장도 함께하게 되는가.
-한국 축구를 직간접적으로 많이 경험했다. 한국 축구에 대한 인상과 보완해야 할 점을 말해달라.
△국가마다 뿌리와 특성이 있다. 이런 게 플레이에 녹아든다. 한국 역사를 봤을 때 상당히 놀랍다. 특징 중 하나로 경쟁력을 봤다. 항상 배고픔을 보여줬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믿음과 자신감을 통해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걸 봤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스페인을 보면 끝까지 가기 위해 어느 정도 믿음과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이런 부분을 보면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나도 팀을 통해 배울 수 있다.
-대표팀 내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고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가?
△토트넘에서 뛰었던 선수로 거의 모든 경기를 본다. 손흥민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 월드컵 때는 건강 이슈로 어려움이 있었다. 모든 선수가 그렇듯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2주 후 선수들이 소집될 텐데 웃는 얼굴로 대표팀에 대한 배고픔을 보여줄 것 같다. 대표팀을 운영하면서 소통을 중요시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선수들을 더 잘 알게 되고 어떤 역할을 소화할지 이야기할 것이다.
-뮌헨에서 함께 했던 필립 람이 ‘전술적인 지시보다는 체력 훈련만 했다’는 이야기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달라
△일반적인 의문인 거 같다. 25명 정도의 선수를 감독하게 되면 공격수는 슈팅 훈련을 더 원하고 미드필더는 패스 훈련을 더 원할 것이다. 람은 전술적인 훈련을 더 원했던 거 같다.
-어떤 스타일의 선수를 선호하고 바라는지 궁금하다
△20세 이하 선수든 A대표팀 선수든 축구적인 부분에 있어서 기술적인 건 베이스가 된다. 여기에 자신감 등 전체적인 걸 보고 팀 환경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지를 지켜본다.
-베를린 시절 SNS를 통해 사임을 발표하는 기행이 있었는데 월드컵까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인생은 매일 배움의 과정이다. 베를린에서의 일은 실수라고 생각하고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경험의 일부라고도 생각한다. 매 순간 옳은 결정을 할 순 없다. 실수를 줄여나가는 게 중요하지 않나 싶다.
-공격적인 경기를 선호한다고 했는데 한국이 월드컵에 2골 이상을 넣은 적이 없다. 클린스만 체제에서는 다른 모습을 기대할 수 있는 건지 말해달라
△1994년 한국과 독일의 맞대결에서는 한계를 깨지 못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한국은 거의 3번째 골까지 넣을 뻔했다. 이번엔 한계를 깰 수 있을 거라 본다.
-벤투 감독 체제에서 구축된 주도적인 축구를 기반으로 할 것인지 아예 다른 축구를 선보일지 말해달라
△벤투 감독을 지켜봤을 때 대단한 일을 했다. 상당히 긍정적인 부분을 구축했다.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눠 볼 예정이다. 지속성을 가져가는 건 중요하고 거리낌은 없다.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은 분단국가라 공격수의 창의성이 부족하다’고 했는데 어떻게 상각하나? 또 헤어초크 코치도 한국에 거주하는지 말해달라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한국에서 보낼 예정이다. 유럽을 기반하는 코치는 각각 나라에서 해외 관전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물론 대표팀 일정은 함께 한다. 화상 회의도 가능하기에 선수가 있는 곳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K리그에서는 나와 차두리, 마이클 김 코치가 함께하며 감독들도 만날 예정이다.
-국내 팬들은 기대만큼 부정적인 여론도 만만치 않다.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 궁금하다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과로 평가받는다. 안 좋은 성적으로는 감독직 수행이 어렵다. 결과로 평가받는다고 생각한다. 옳은 방식을 통해 믿음을 줄 수 있게 노력하겠다.
-베를린과 결별 후 축구에 대한 가치관이 변한 게 있는지와 감독 커리어를 돌아봤을 때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하다
△경험을 통해 항상 배워가는 부분이 있다. 몇 년 전과는 다른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이 된다. 축구의 아름다움 중 하나가 세계 여러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난 여러 나라를 거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난 게 행운이다. 한국을 이끌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 결과로 평가받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고 결과로 평가받고 싶다.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게 노력하겠다.
-아시안컵 우승 외에 장기적인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목표를 잡는 건 중요하다. 팀과 대화를 통해 같은 목표를 설정하고 알려줄 예정이다. 우승이라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 단기적인 목표는 10개월 동안 아시안컵 우승을 향해 달릴 것이다. 월드컵 예선 통과 후 다시 목표를 잡을 것이다. 길게는 2002년 4강을 다시 한번 해낼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이루고 싶다.
-재임 기간 국내에 상주하는지와 K리그 첫 관전 경기로 서울-울산전을 선택한 이유를 말해달라
△대표팀 감독이기 때문에 한국 상주가 당연하다. 운이 좋았던 게 축구를 통해 여러 나라에서 생활했다. 이번에도 한국에서 살 기회가 왔다. 사람, 문화를 경험하는 걸 기대한다.
K리그 일정을 살펴봤을 때 이 경기를 선택했다. 이후 다른 경기도 관전할 예정이다. 다른 이유는 없고 일정상 선택하게 됐다.
-K리그에 대한 평가와 눈여겨보는 선수가 있는지 궁금하다
△아직 K리그를 경험하지 못해서 평가할 단계는 아니다. 계속 지켜본 뒤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 같다. 이제 콜롬비아, 우루과이를 상대하게 되는데 월드컵에서 보여준 모습을 존중하기 때문에 대회 출전 선수 위주로 구성될 예정이다.
-TSG 일원으로 한국을 봤을 때 어떤 특징과 개선점이 보였는지 말해달라
△한국 경기를 다 봤고 디테일도 확인했다. 지금 말하기엔 타이밍이 맞지 않다. 해당 부분은 추후 답변하겠다.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을 만나 팀을 구성하는 일이다. 오는 2~3주 간은 선수들과의 대화가 중요하다.
-아시아 축구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와 한국이 어려워했던 일본, 이란에 대해 평가해달라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의 실력에 배웠다. 어느 팀이든 예선은 쉽지 않다. 계속해서 승점을 따는 게 중요하다. 월드컵을 통해 배우긴 했지만, 더 배워 갈 예정이다. 미국 대표팀 시절 지역에 대해 많이 배웠다. 이번에는 아시아 팀에 대해 빠르게 배우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