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한국계 클로이 김,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사상 첫 2연패

  • 등록 2022-02-10 오후 1:09:50

    수정 2022-02-10 오후 9:19:41

한국계 미국인 스노보드 선수 클로이 김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계 미국 스노보드 선수 클로이 김(미국)이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클로이 김은 10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4.00점을 기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첫 올림픽이었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차지했던 클로이 김은 이로써 올림픽 2회 연속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된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2연패는 이번 클로이 김이 최초다.

남자부에서는 ‘스노보드의 전설’로 불리는 숀 화이트(미국)가 2006년 토리노 대회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2연패를 이룬 바 있다. 2014년 소치 대회에서 금메달을 놓쳤지만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자신의 세 번째 금메달을 따낸 화이트는 이번 대회에서도 두 번째 2연패에 도전한다.

미국 이민을 간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클로이 김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클로이 김은 평창 대회를 마치고 심각한 슬럼프를 겪었다. “금메달을 딴 뒤 백인들로부터 ‘금메달을 빼앗았다’는 비난을 받고 너무 지쳤다”며 스노보드를 등지고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심지어 극심한 심적 부담감 때문에 화풀이로 평창 금메달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돌출행동을 하기도 했다. 스노보드를 그만두고 2019년 가을 명문대인 프린스턴대에 입학했다. 하지만 클로이 김은 다시 마음을 다잡고 스노보드를 다시 꺼낸 뒤 올림픽 2연패를 준비했고 목표를 이뤘다.

전날 예선에서 87.75점을 획득, 1위로 결선에 오른 클로이 김은 1차 시기에서 고난도 회전 기술과 안정된 착지로 유일한 90점대인 94.00점을 받으면서 일찌감치 금메달을 예약했다.

전광판에 94.00점이 찍히자 클로이 김은 ‘오 마이 갓’을 외치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가쁜 숨을 몰아쉬었고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잠시 후 리키 바우어 미국 대표팀 코치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2차 시기에선 연기 도중 넘어지면서 27.00이라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지금까지 여성선수 가운데 누구도 성공시키지 못했던 고난도 기술인 1260도 공중회전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런 가운데 5번째 올림픽에 출전한 스페인의 케랄트 카스텔레가 2차 시기에서 90.25점을 기록하면서 바짝 추격했다.

클로이 김은 3차 시기에서 다시 1260도 공중회전에 도전했지만 넘어져 26.25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럼에도 금메달 획득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다른 선수들이 클로이 김의 1차 시기 점수 94.00점을 아무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노보드 하프파이브 결선은 세 차례 시기 가운데 가장 좋은 점수가 자신의 성적으로 기록된다. 따라서 1차 시기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클로이 김은 2, 3차 시기 실수에도 끝까지 1위를 지킬 수 있었다. 카스텔레가 90.25점으로 은메달을 획득했고 일본의 토미타 세나가 88.25점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편, 오른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안고 이 종목에 출전한 우리나라의 이나윤(19·수리고)은 22명 가운데 20위로 자신의 첫 올림픽을 마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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