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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워싱턴 포스트, ESPN,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이 16일(현지시간) 미카 헌든이라는 31살의 전직 해병대원 사연을 일제히 소개했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해병대로 4년간 복무한 헌든은 지난 2010년 1월 9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큰 사고를 당했다.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도중 도로변에 매설된 폭탄이 터진 것. 헌든은 다행히 목숨을 구했다. 하지만 동승했던 동료 매슈 밸러드, 마크 후아레즈, 영국 기자 루퍼트 해머는 이 사고로 사망했다.
헌든은 자신만 살아남은 데 대해 큰 죄책감에 시달렸다. 숨진 동료의 명예를 기리기 위해 보스턴 마라톤 참가를 결심했다. 자신의 운동화에 동료의 이름을 새긴 작은 명판을 붙이고 달렸다.
대회 관계자들이 기권을 권유했다. 헌든은 포기하지 않았다. 하늘나라에 있는 동료를 위해 결승선까지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때부터 6km가 넘는 거리를 기어갔다. 동료 선수의 부축도 거부하고 혼자 힘으로 천천히 전진했다. 관중으로부터 방해받지 않도록 경기 진행요원이 옆에서 지켜준 것이 그가 받은 유일한 도움이었다.
끝까지 기어서 레이스를 펼친 헌든은 3시간38분의 기록으로 끝내 결승선을 통과했다. 헌든은 결승선을 통과한 뒤 앰블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다.
한 네티즌은 “헌든은 진정한 명예와 용기가 무엇인지 미국인들에게 보여줬다”며 찬사를 보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 같은 사람에게 어떻게 존경을 보내지 않을 수 있겠나”고 말했다.
헌든은 대회 후 인터뷰에서 “나는 사망한 전우와 그들의 가족을 위해 달렸다”며 “그들은 여기 없지만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 팔다리도 멀쩡하다. 몸이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그들의 이름을 외치면서 힘을 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