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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감독은 바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수화기에선 박근영 심판의 눈물이 느껴졌다. “근영이가 죄송하다고 하면서 울더라.”
이날 잠실 LG-넥센전에서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흐르던 5회말 0-0, 2사 만루 상황에서 박용택이 3루 방면 땅볼을 때려냈다. 3루수 김민성이 다이빙해 잡은 뒤 2루로 던졌지만 세이프 판정이 났다. 심판의 명백한 오심이었다. 이후 심판 판정에 크게 화를 내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던 나이트는 결국 내리 8점을 내주며 졌다. 당시 세이프 판정을 내린 심판이 바로 2루심 박근영 심판이었다.
가장 속상한 건 억울하게 패한, 6연패에 빠진 염 감독이지만 스스로 자책하는 박근영 심판을 야구 선배의 한 사람으로 달랬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는 법. 염 감독은 그렇게 울분을 누그러트렸다.
염 감독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했다.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하루가 지난 16일 오전엔 전날 선발이었던 나이트를 불러 다독이기도 했다.
염 감독은 “무엇보다 나이트에게 미안했다. 퇴장을 당하더라도 강력하게 대처하고 감쌌어야하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했다. 나이트가 수긍할 수 있도록 잘 이야기했고 나이트도 고개를 끄덕였다”고 전했다.
어차피 지난 간 일일 뿐이다. 염 감독은 참고 이 상황을 최대한 빨리 추스리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임을 잘 알고 있었다.
이날 경기에 앞선 조종규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은 염 감독을 직접 찾아 오심에 대해 사과했다.
염 감독은 “이렇게 와서 사과하는 것도 처음 본 일이다. 어쨌든 이번 일이 리그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지금 상황에선 팀이 이슈가 되는 것보다 빨리 연패를 끊고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