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극' 김사율과 김현수가 떠올린 9회말

  • 등록 2012-10-09 오후 6:11:39

    수정 2012-10-09 오후 6:11:39

두산 김현수가 병살타를 치고 아쉬워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잠실=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롯데 김사율과 두산 김현수는 8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극과극의 상황을 경험했다. 5-5 동점이던 9회말 두산이 1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끝내기까지 가능했던 상황.

롯데는 마무리 김사율. 타석에는 3번 김현수가 들어섰다. 결과적으로 김사율의 판정승이었다.

김현수는 초구 변화구를 노려 잡아당겼고 타구는 우측 방향으로 강하게 날아갔다. 외야로 빠져 나갔다면 끝내기타가 됐을 터. 그러나 타구가 1루수 박종윤의 미트에 들어가면서 귀루하지 못한 1루 주자 오재원까지 더블 아웃이 되고 말았다. 무척 아쉬운 듯 김현수는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9일 준PO 2차전을 앞두고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현수는 “안쳤어도 스트라이크였다. 타구를 보고 아웃이라고 생각했다. 타구가 (박)종윤이 형한테 가면 잡힐 수 밖에 없다”고 말하며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다시 한 번 가을 야구에서 쓴맛을 봤지만 그래도 그는 늘 그랬던대로 당당했다. 위축되지 않았다.

그는 “잠은 푹 잘 잤다. 이제 초구는 조금 신중하려고 한다. 최대한 기다려볼 생각이다”며 “포스트시즌 끝내기 안타 기록은 없지만 시즌 때는 끝내기 안타를 많이 쳐봤다. 포스트시즌이라고 크게 다른 것은 없다. 스트라이크가 들어오면 주저하지 않고 칠 생각이다”고 말했다.

반대로 롯데 더그아웃. 훈련을 마치고 들어오는 김사율의 표정은 한결 밝았다.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속에선 볼에 대한 자신감도 찾은 듯한 표정도 엿볼 수 있었다.

김사율은 “(김)현수가 안쳤어도 낮은 쪽 스트라이크에 꽂혔을 것이다. 시즌 중에 현수한테 약해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들어갔다. 볼을 내주고 어렵게 승부하는 것보다 맞더라도 스트라이크존에 꽂아 넣어야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정면승부가 효과적이었음을 이야기했다.

그는 지난 달 27일 삼성과 경기에서 끝내기타를 맞고 패전 투수가 된 상황이 오버랩됐다고 했다. 당시에도 최대성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었고, 전날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때 실패 경험이 어제 경기에서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땐 ‘한 점도 안줘야한다, 세이브를 챙겨야 한다’는 마음이었는데 어제는 점수를 줘도 된다. 역전만 허용하지 않으면 된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갔다. 뒤에 (정)대현이 형도 있었고. 마음을 편하게 먹은 게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 대성이도 마운드에 올라오는 내 표정이 꼭 막아줄 것같았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김사율과 김현수의 전쟁은 아직 끝이 아니다. 승부처에서 언제든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는 ‘마무리’와 ‘간판타자’다. 이들의 2번째 맞대결에선 과연 누가 웃을지 궁금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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