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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 출신의 리버풀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26)는 지난 22일(한국시간) 열린 첼시와의 홈경기에서 1-2로 뒤진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켜 팀을 패배에서 구해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경기 중 상대 수비수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의 팔을 심판 몰래 깨문 사실이 TV 중계 화면을 통해 들통나면서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말았다.
뒤늦게 수아레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바노비치와 모든 축구 팬들에게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동에 깊이 사과한다, 이바노비치에게도 따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버풀 구단도 구단 차원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사과했다.
심지어 전 프로복싱 헤비급 챔피언 마이크 타이슨(미국)은 수아레스에게 트위터 팔로잉(친구맺기)를 신청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타이슨은 1997년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에반더 홀리필드의 귀를 물어뜯어 지금까지도 ‘핵이빨’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 쓴채 살고 있다.
수아레스가 문제아 행동을 한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아약스 시절에는 에인트호벤 미드필더 오트만 바칼의 어깨를 물어뜯어 7경기 출전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리버풀로 팀을 옮긴 뒤 2011년 12월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비수 파트리스 에브라에게 인종차별적 언사를 퍼부어 8경기 출전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소속팀 리버풀 내부에서도 구단의 명예를 실추시킨 수아레스를 퇴출시키거나 다른 팀으로 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브랜든 로저스 리버풀 감독도 ESPN과의 인터뷰에서 “리버풀의 명예가 한 개인보다 중요하다”며 “클럽 입장에서 이번 사안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종전 수아레스의 이적설이 나올 때마다 그를 내주지 않겠다고 고수하던 입장에서 완전히 돌아선 것.
물론 수아레스가 리버풀을 떠난다고 해서 축구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수아레스의 득점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그의 기량을 탐내는 구단이 많다. 하지만 타이슨의 경우처럼 수아레스의 남은 인생에서 ‘이빨 사건’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것이 틀림없다. 이래저래 수아레스가 하얀 치아를 잘못 놀린 대가는 너무 크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