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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에게 연락을 받았던 첫날 읽고 답을 하지 않았던 하정우는 하루 뒤 연락에 실제 상황임을 알게 됐다. 이후 하정우는 해커와 차분히 대화를 시도했다.
해커가 금액을 낮추며 재촉할 땐 최대한 시간을 끌기 위해 “천천히 좀 얘기하자. 13억이 무슨 개 이름도 아니고. 나 그럼 배밭이고 무밭이고 다 팔아야 해. 아니면 내가 너한테 배밭을 줄 테니까 팔아보든가” 등의 말을 하며 협상을 이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식사를 잘 챙기라”라는 해커의 말에는 “오돌오돌 떨면서 오돌뼈처럼 살고 있다”는 농담으로 응수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하정우는 해커가 삼성 클라우드로 해킹했다는 것을 알아냈고, 여러 단서와 함께 이메일함에서 삼성 클라우드 로그인 기록을 확인해 경찰에 제출했다. 이에 경찰은 결정적 IP를 확보해 일행의 추적 및 검거에 성공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검사 변필건)는 지난 7일 박모씨(40)와 김모씨(31) 등 2명을 공갈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주진모와 하정우 등 연예인 8명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얻어낸 개인정보를 유출하겠다며 협박해 5명으로부터 6억1000만원의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중국에 있는 주범이자 총괄책을 맡고 있는 국내 등록 외국인 A씨는 검거되지 않았다. 경찰은 국제 공조를 통해 A씨를 검거하기 위해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