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악마와 대치·인사 거부한 김민재 “제 행동 잘못…반성한다” 사과

오만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 참석한 김민재(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축구 국가대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지난 팔레스타인전에서 응원 온 붉은 악마를 찾아가 언쟁을 벌인 것에 대해 사과했다.

김민재는 9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붉은 악마에) 말하러 간 것에 대해서는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제 행동에 대해서는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지난 5일 팔레스타인과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뒤 야유하는 팬들과 대치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관중석을 바라보며 자제해 달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에 대해 김민재는 “관중석에 가서 부탁드린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렇게 말한 것에 대해서는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 이후에 한 행동에 대해서는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재차 말했다.

야유 자제를 요청한 건 문제가 없지만, 따지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 것과 팬들에게 인사하지 않은 점은 사과한다는 것이다.

김민재는 “앞으로 팬들이랑 어떻게 관계를 이어가야 할지 생각할 계기가 됐다”며 “서포터들이 앞으로 야유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기사를 봤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제 행동들에 대해 잘못했다고 생각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열린 팔레스타인전에서는 경기장 전광판에 홍명보 감독이 잡히자 야유가 터져 나왔다. 한국은 최약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0-0 무승부의 졸전을 펼쳤고, 김민재는 이후 붉은악마 응원단이 있는 관중석을 찾아 야유를 자제해달라는 뉘앙스의 자세로 무언가를 이야기했다. 이후 관중석 한 바퀴를 쭉 돌며 홈팬들에게 인사할 때도 김민재는 선수단과 달리 끝까지 고개 숙여 인사하지 않았다.

당시 김민재는 믹스트존에서 “심각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그냥 선수들을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못하기를 바라고 응원하시는 부분이 아쉬워서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주장 손흥민(토트넘)도 김민재를 언급하며 “그런 케이스가 다시는 나오면 안 된다”고 소신을 밝혔고, 이와 별개로 팬들에게 성원을 당부했다.

응원과 야유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자 붉은 악마는 공식 SNS를 통해 “김민재가 홈 응원석 쪽으로 와서 ‘좋은 응원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선수와 관중 간 설전은 없었다”고 설명하며 “지기를 바라는 응원은 없다. 김민재 선수를 이해하지만 표현 방법과 장소가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