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부터 진구까지..'표적',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세월호 침몰 사고 애도에 기자간담회 생략.."양해"
류승룡 이진욱 김성령 유준상 진구..캐릭터 시너지 호평
'단타' 액션, 개연성 낮은 감성 전개..아쉬움
  • 등록 2014-04-24 오후 6:05:16

    수정 2014-04-24 오후 6:05:16

‘표적’.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서로 궁금한 게 많았을 것 같다. 그들도 우리도, 묻고 싶은 게 많았을 것 같았다.

영화 ‘표적’이 베일을 벗었다. 24일 오후 2시 서울 왕십리 CGV에서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방송, 가요는 물론 영화까지 요즘 분위기가 좋지 않다. 전 국민이 애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세월호 침몰 사고 때문이다. ‘표적’ 역시 무거운 분위기를 안고 이날 조용히 첫 막을 올렸다.

‘표적’의 류승룡(왼쪽)과 이진욱.
◇배우가 좋았다

‘표적’은 배우 류승룡이 주연하고 이진욱, 유준상, 김성령, 조은지, 진구, 조여정이 시너지를 낸 작품이다. 프랑스에서 2011년 만든 영화 ‘포인트 블랭크’를 리메이크했다. 때문에 칸 영화제에 초청받은 뒤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았으며 ‘포인트 블랭크’의 제작사 측으로부터 류승룡의 연기가 인상깊다는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제작사 측은 이례적으로 류승룡을 전면에 부각시킨 스페셜 포스터를 선보여 남다른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표적’의 류승룡은 한마리 짐승같은 캐릭터를 연기했다.
‘표적’은 이런 내용이다. 제목 그대로 누군가의 표적이 된 한 남자의 고군분투다. 베일을 벗은 ‘표적’은 절반의 성공, 절반의 아쉬움을 담고 있는 듯하다.

먼저 영화 ‘7번방의 선물’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에서 내공을 쌓은 류승룡의 연기력은 명불허전이었다.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2’로 달달한 연기를 보여준 이진욱과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국민 남편’이라 불린 유준상의 연기 변신은 훌륭했다. 시작부터 끝까지 존재감을 빛낸 조여정과 조은지부터 영화의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게 만든 진구와 김성령도 화면을 제대로 채웠다.

‘표적’의 류승룡.
◇포장이 아쉽다

반면 캐릭터와 내용 등 ‘알맹이’가 갖는 개연성에 있어선 부족함이 느껴진다는 반응도 있다. ‘표적’은 ‘포인트 블랭크’와 다른 한국적인 요소로 우리 정서에 맞을 감성을 깃들였다. 한 남자(류승룡 분)의 사건에 우연치 않게 휘말리게 된 또 다른 남자(이진욱 분). 각각 동생과 아내를 위해 뛴다는 ‘가족애’가 있고, 결국엔 서로를 위해 뛰었다는 ‘동료애’가 추가돼 있는데, 바로 이 두가지 감정선이 한국판 ‘포인트 블랭크’를 완성한 차별점이다. 역설적이지만 이 부분이 할리우드식 영웅 스토리로 풀어가는 이야기 구조나 다소 낯 간지러운 빤한 설정으로 포장돼 있어 아쉽다는 평이다.

류승룡(왼쪽부터)과 이진욱, 김성령, 유준상.
◇들을 수 없어 안타깝다

이런 아쉬운 부분을 일반적으로는 영화가 끝난 뒤 기자간담회를 통해 털어내곤 한다. 감독에게, 배우들에게 이 같은 생각을 전하면 그들의 소신을 전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영화를 보게 될 관객 역시 작품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갖고 티켓 값을 지불할 수 있다. 특히 ‘표적’의 경우엔 제 67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까지 초청된 만큼 배우와 감독이 쉽사리 나설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표적’이 끝나고선 작품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부터 가벼운 우스갯소리까지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말초신경이 자극되는대로 반응하는 ‘짐승’같은 캐릭터를 연기한 류승룡, 럭셔리한 캐릭터로 우아한 연기를 벗고 거친 여자에 녹아든 김성령, 때론 웃기고 때론 소름 돋게한 캐릭터를 소화한 유준상, 도대체 어떻게 연기를 했을까 궁금했던 진구까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야기는 다채로웠다. 무엇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할 법한 ‘맥스’라는 이름의 개와 호흡을 맞춘 류승룡의 소감이 궁금하기도 했다.

김성령(왼쪽)과 유준상은 ‘표적’을 봐야만하는 이유를 알려줬다.
◇분명한 건 있다

그럼에도 ‘표적’을 볼만한, 봐야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어보인다. 언급한대로 배우들의 연기력을 보는 재미는 확실하다. 진구와 김성령은 특히 주연배우에게만 쏠렸던 관객의 시선을 단번에 뺏어올 만큼 임팩트 있는 연기를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표적’의 김성령과 조은지(왼쪽부터), 유준상, 이진욱.
하나의 컷으로 봤을 때 손에 땀을 쥘 만한 긴장감도 충분했다는 분위기다. 시작과 동시에 펼쳐지는 총격신은 짧지만 강하다. 사람을 던지고, 때리고, 조르고, 꺾고, 찌르고, 쏘는 등 다양한 액션은 대부분 ‘단타’였다. 추격신도 짧았다. 영화 ‘올드보이’나 ‘아저씨’처럼 마치 주인공이 보여줄 최후의 전쟁과도 같은 강력한 신을 마련해두는 것과 달리 ‘표적’은 매신마다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을 쏟아붓는 듯했다. 보는 시선에 따라선 “명장면이 없다”는 지적을 내놓을 수도 있지만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다”는 호평으로도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다.

‘표적’은 30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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