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판도, 심상찮다...'파리아스 매직' 시들, 인천 광주 급부상

  • 등록 2008-03-17 오후 6:58:26

    수정 2008-03-17 오후 7:00:48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2008 삼성 하우젠 K리그 판도가 심상치 않다. 14개 구단이 2라운드까지 소화하면서 시즌 개막전 예상을 벗어나는 결과가 속출하고 있다. 레이스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됐던 성남 일화 수원 삼성 등 우승후보들이 멈칫거린 반면 인천, 광주 등 다크호스들이 힘을 내고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 포항과 FA컵 우승팀 전남의 부진도 예사롭지 않다. 주목할 만한 이번 시즌 초반 판세를 짚어봤다. 참고로 시즌 개막을 앞두고 모 스포츠지가 14개 구단 사령탑에게 물어본 올 시즌 판도는 성남 수원 FC 서울 포항 울산 현대 전북 등 6강이 각축하는 구도였다.

▲지난 시즌 챔피언 포항, 전남과  강호 전북 비틀
우선 눈에 띄는 점은 ‘파리아스 매직’이 다소 시들해졌다는 것이다. 개막전에서 전남을 제치고 기세를 올렸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호주의 애들레이드에게 0-2로 완패한 데 이어 16일 울산에 0-3으로 대패했다. 지난 해 챔피언의 위세가 아니다. 6강 플레이오프에 턱걸이한 뒤 정상까지 내달린 지난해처럼 갈수록 저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으나 초반 행보는 여의치 않다.

FA컵 우승팀 전남은 더 심하다. 박항서 감독이 새로 사령탑을 맡아 의욕적으로 나섰지만 벌써 2연패다.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까지 포함하면 3연패. 더욱이 고기구, 산드로, 곽태휘 등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당분간은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지난 겨울 조재진 최태욱 등 대어들을 대거 영입, 우승후보로까지 꼽혔던 전북의 부진도 전남에 못지않다. 부산과 FC 서울에 잇따라 1-2로 무너졌다. 대대적인 물갈이를 한 뒤 조직력을 다질 시간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으나 서둘러 전환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인천, 광주 다크호스 부상
반면 잉글랜드 축구 유학을 마치고 다시 지휘봉을 잡은 장외룡 감독의 인천과 지난 시즌 꼴찌 광주 상무의 약진은 이변에 가깝다. 인천은 간판 골게터 데얀을 FC 서울로 보내고 방승환까지 징계로 올 시즌 뛸 수 없어 걱정이 가득했지만 제주(2-0승)와 전남(1-0승)을 연파하면서 힘을 얻고 있다.

광주는 우승후보 성남과의 개막전에서 1-1로 비길때만 해도 크게 눈길을 끌지 못했으나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경남을 2-0으로 잡으면서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다. 매년 선수단의 절반이 개편되어야 하는 구단 특성상 시즌 초반 고전하기 일쑤였지만 이번 시즌에는 달라졌다.

하지만 인천과 광주는 객관적인 전력상 상위권으로 분류하기는 어려운 팀들. 시즌 초반 깜짝 돌풍에 그칠 가능성이 있으나 탄력을 받으면 모든 팀들이 무서워해야 할 상대가 될 수 있다.

▲새 사령탑 앉은 제주, 부산, 경남...가능성 제시
스타 출신 황선홍 감독, 돌아온 지장 조광래 감독, 브라질 출신 2호 지도자 알툴 감독을 새로 사령탑에 앉힌 부산 경남 제주는 나란히 1승1패를 기록하면서 일단 가능성은 보였다. 안정환의 부활까지 돕고 있는 황선홍 감독은 대구와의 2차전에서 발목을 잡히기는 했으나 개막전에서 강호 전북을 꺾으며 기염을 토했고, 경남도 대구와의 1차전에서 4골을 몰아넣는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제주도 대전의 김호 감독이 0-2로 패한 뒤 “알툴 감독이 단기간에 팀을 변모시켰다”고 높이 평가할 만큼 단단해 졌다. 주의해서 지켜봐야 할 팀들이다.

▲수원 성남 FC 서울 등 강호들은 숨고르기 중
수원 성남 등 전통의 강호들은 초반에는 튀기보다 숨을 고르고 있는 형국이다. 수원은 대전을 2-0으로 완파한 뒤 성남과 2-2로 비겼고, 울산은 FC 서울과 승부를 가리지 못했으나 지난 해 우승팀 포항을 3-0으로 완파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아직 1승도 올리지 못했다고 성남을 만만하게 볼 수 있는 팀은 없다. 세뇰 귀네슈 감독이 이끄는 FC 서울 또한 울산, 전북 등 강호와의 2연전을 1승1무로 마무리, 순탄하게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아직 본격적인 위력을 발휘하지 않고 있는 이들 뿐만 아니라 나머지 구단들도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2연패에 무득점의 수모를 겪고 있는 대전조차 “조직력이 다져지는 5월이 오면 달라질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2008 K리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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