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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경(22)이 18번홀(파4)에서 약 140m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이 홀 왼쪽 3m 지점에 멈췄다. 그린에 올라온 박현경은 버디 퍼트를 놓치지 않고 홀에 넣었다. 순간 ‘와’하는 함성이 골프장에 울려 퍼졌다.
13일 전북 익산시 익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1라운드. 익산이 고향인 박현경은 그 어느 때보다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았다. 대회장으로 들어오는 입구엔 ‘익산의 딸’ 박현경을 응원하는 플래카드가 자주 눈에 들어왔다.
팬들의 응원을 받은 박현경은 기대대로 대회 첫날 상위권에 올라 시즌 첫 승 사냥의 힘찬 시동을 걸었다.
1번홀(파4)부터 경기를 시작한 박현경은 1번과 2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상쾌한 출발을 시작했다. 4번홀(파3)에서 보기를 해 잠시 주춤했으나 더 이상의 실수는 없었다. 5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다시 분위기를 바꿨고, 이후 7번과 9번, 13번과 14번 그리고 18번홀에서 버디를 뽑아내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2019년 데뷔한 박현경은 지난해까지 통산 3승을 거뒀다. 올해는 우승 없이 상금랭킹 20위에 머물러 있다. 시즌 최고 성적은 8월 대유위니아 MBN여자오픈 준우승이다.
이날 샷이글을 2개나 뽑아낸 김희지(21)가 합계점수 +16으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박현경은 “첫날 생각했던 것보다 잘 풀렸다. 아킬레스건이 안 좋아 완주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응원의 힘이 컸다”면서 “오늘 많은 버디 잡아보자는 생각이었고 남은 라운드에서도 버디 많이 잡는 걸 목표로 하겠다”고 변형 스테이블 포드 방식에 맞는 전략을 밝혔다. 이어 “고향에서 하는 유일한 경기인데 고향의 기운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희지는 14번에서 약 85m, 18번홀에서 약 139m 거리에서 친 두 번째 샷을 모두 홀에 넣으면서 샷이글을 만들어냈다. 남은 홀에서는 버디 4개에 보기 2개를 적어냈다.
지난주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연장전 끝에 박민지(24)에게 져 준우승에 만족했던 정윤지(21)가 15점을 획득, 박현경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