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파이네는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의 2021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로 나서 5⅔이닝을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같은 쿠바 출신인 두산 선발 아리엘 미란다와의 투수전에서도 밀리지 않고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2회말 2사 후 양석환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뒤 6회말 1사 후 정수빈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하기 전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최고 구속 154km에 이르는 투심패스트볼와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으로 두산 타자들을 제압했다.
데스파이네는 정규시즌 동안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으로 이강철 감독의 속을 썩였다. 뛰어난 구위를 갖고 있음에도 마인드컨트롤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잦았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등판 순서가 3차전까지 밀려났다.
하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데스파이네는 침착함을 유지했고 기대 이상의 호투로 승리를 이끌었다. 이강철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데스파이네가 평소 답지 않게 차분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쿠에바스에게 자극을 받았는지 신중하게 잘 던지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데스파이네는 “큰 경기에서 좋은 모습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해 준비를 많이 했는데 동료들도 잘 도와줬다”며 “특히 내야수들이 완벽하게 막아준 덕분에 스트라이크를 던지는데만 신경 쓸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던 기억도 이날 호투에 영향을 미쳤다. 데스파이네는 “작년 포스트시즌에는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 보여주지 못했다”며 “만약 이런 기회가 다시 오면 더 잘 던져야겠다고 생각하고 미리 준비했다. 마음 속으로는 9회까지 던지고 싶었지만 감독님의 교체 결정은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털어놓았다.
평소 4일 휴식 후 등판 루틴을 고집해왔던 데스파이네는 이날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 이후 19일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데스파이네는 “원래 루틴대로 가져가지는 못했지만 특별한 경기이고 마지막 등판 기회인 만큼 정말 잘 던져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평소 경기보다 더 집중력 있게 던지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준비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