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빅뱅.(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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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북핵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로 촉발된 한국과 중국의 갈등이 해결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는 반색하고 있다. 신주학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회장은 “금한령으로 인해 그 동안 중국과 연계한 사업 확장 등에 투자를 했다가 피해를 본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의 사례들가 많았는데 이제라도 관계회복이 된다고 하니 너무 기대된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만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류의 최대 시장으로 급부상했던 게 중국이다. 중국 당국이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내린 ‘금한령’으로 인해 크게 위축됐던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중국 공략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금한령’으로 현지 공연 및 방송 출연이 금지됐던 대형 아이돌 그룹들이 다시 중국에서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빅뱅과 엑소는 현지에서 1만명 이상 관객 동원이 가능한 그룹들로 ‘금한령’ 초기 현지 공연 금지 대상으로 그룹 이름이 명시되기까지 했다.
빅뱅과 엑소뿐 아니라 중국 시장을 발판으로 한류스타로 도약을 노렸던 많은 가수들과 이들이 소속된 기획사들 역시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많은 기획사들이 소속 가수들의 중국 진출 계약을 맺거나 중국 기획사로부터 투자 약속을 받아 사업을 확대하던 중 금한령이 내려지며 위기를 맞았던 상황이다. 중국 측에서 자금의 상당부분을 투자하고 한국 기획사에서는 양국에서 활동할 아이돌 그룹의 제작을 맡는 형태로 진행돼 온 양국의 사업 협력이 이제야 제대로 수익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한중 합작 아이돌 그룹도 그 동안 중국에서는 중국인 멤버들만 활동을 해왔고 결국 이들의 활동으로 인한 수입도 반쪽에 머물렀다. 멤버의 개인 활동과 완전체 활동은 수익 규모가 다르다.
금한령으로 역시 중국에서 금지됐던 한류 드라마, 예능프로그램의 방송도 다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멈췄던 배우, 예능인 등 출연진의 중국 진출에도 다시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는 국내 드라마 등 방송프로그램 제작업계에도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한 요소다. 한국 드라마 제작에 대한 중국 측의 투자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중관계가 회복된다고 해서 지나치게 기대감만 키워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염두에 둬야 한다. 금한령이 내려진 이후 1년여의 시간 동안 중국 측 콘텐츠의 수준과 현지인들의 눈높이가 과거보다 높아졌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안일하게 기존 스타일만 고수했다가는 시장 진입이 순조롭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이라면 중국 측에서 한국 제작사, 기획사에 거액을 투자할 이유도 사라진다.
더구나 이번 금한령 같은 조치를 중국 당국에서 추후 언제 또 내릴지 모르는 일이다. 이미 이번 금한령 당시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특정 시장에 의존도가 높다는 구조적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숱하게 나왔다. 많은 업체들이 지난 1년여 간 동남아, 유럽, 미주 등 다른 시장으로 활로를 넓히기 위한 시도도 해왔다.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향후 시장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대비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태규 대중문화 평론가는 “선례가 있는 만큼 해외 시장의 다양화, 콘텐츠의 발전 등에 대한 노력과 준비를 해야 한다. 다시 회복한 한중관계가 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도 추구해야 하고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는 협의체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