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PD, "'지붕뚫고…'는 '하이킥'과는 전혀달라"

  • 등록 2009-08-26 오후 5:03:39

    수정 2009-08-26 오후 5:14:49

▲ 김병욱 PD


[이데일리 SPN 장서윤기자] '시트콤의 귀재' 김병욱 PD가 2년 만에 새 작품을 들고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26일 오후 경기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진행된 일일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극본 이영철 외, 연출 김병욱)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 PD는 "약 4개월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2년만에 다시 시작하게 됐는데 좋은 웃음을 드리고 싶다"며 말문을 열었다.

오는 9월 7일 첫방송하는 '지붕뚫고 하이킥'은 서울로 갓 상경한 두 자매가 중소식품회사 사장인 이순재(이순재)의 집에 가사도우미로 입주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유쾌한 코미디.
 
2007년작 '거침없이 하이킥'의 콘셉트와 줄거리에 이어 출연진도 할아버지 역의 이순재를 제외하고는 전혀 다른 작품이라는 게 김 PD의 설명이다.
 
김 PD는 "개인적으로 한국 드라마는 너무 감정이 질펀한 느낌이 있다고 생각해서 '순풍산부인과' 때부터 지금까지 쿨한 웃음을 보여주고 싶다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문명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 인물들이 낯선 대도시에서 겪는 상황은 어떨까'란 고민을 시작으로 출발한 이 작품은 어린아이의 눈에 비친 2009년 서울의 현주소를 코믹하게, 때로는 정곡을 찌르는 페이소스와 함께 담아낼 예정이다.

김 PD는 "서울에 올라와 콜라며 과자를 처음 접하고 충격을 받은 아홉 살난 아이의 생생한 반응을 통해 웃음을 주기도 하고 '성형은 왜 할까'에 대해 의문을 갖는 모습을 보며 씁쓸한 우리의 자화상을 확인할 수도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마디로 '희비극의 접점'을 찾아 반영하고자 했다는 것. 이같은 생각에는 이전의 순수함을 발견해보자는 제작진의 생각도 숨어있다. 김 PD는 "약간 복고풍의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를 돌아보는 게 지금 필요한 시대정신이 아닐까란 고민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런 기획의도 하에 중견 연기자 캐스팅은 기존의 이미지를 비트는 방식을 택해 새로움을 주고자 했다. 지적이고 도회적인 이미지의 정보석은 무능하고 지독하게 머리가 나쁜 인물로, 단아하고 여성적인 분위기의 김자옥은 학교에서 '변태교감'으로 불리는 인물로 그리고 있는 것.

반면 젊은 연기자들은 최대한 본인이 원래 지니고 있는 느낌을 살렸다. 이에 대해 김 PD는 "황정음, 신세경 등 상대적으로 연기 폭이 넓지 않은 젊은 연기자들은 본인이 가진 색깔에 맞는 역할을 만들어주려 노력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전에는 초반에 캐릭터로 승부하던 것과 달리 처음부터 서사를 중심으로 극을 이끌 예정"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PD는 "그간 영화나 다른 드라마에 대한 생각도 있었지만 내가 제일 잘하는 분야는 시트콤인 것 같아 이 작품을 먼저 준비하게 됐다"며 "우리는 26분짜리 작은 이야기를 만드는 데 강점이 있는 팀"이라며 새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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