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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는 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길버트의 세빌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포드 챔피언십(총상금 225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몰아쳐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우승했다.
코다는 지난 1월 말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우승을 거둔 뒤 7주 동안 휴식을 취했고, 이후 지난 달 말 박세리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세계랭킹 1위를 탈환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7일 만에 다시 정상에 올라 LPGA 투어 통산 11승을 기록했다. 우승 상금은 33만7500 달러(약 4억5000만원)다.
LPGA 투어에서 한 선수가 자신이 출전한 대회에서 3연속 우승을 차지한 건 2016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이후 8년 만이다. 미국 선수로만 따졌을 때는 1978년 낸시 로페즈가 5연승을 한 이후 46년 만에 코다가 가장 많은 연속 우승 기록을 세웠다.
코다는 “우승을 한 뒤 바로 다음 주에 다시 100% 전력을 다하는 건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다. 이번 대회처럼 강풍이 불고 비가 오는 등 어려운 조건에서 경기하는 건 더 어렵다”며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그저 샷을 하고 공이 어디에 떨어지는지 지켜보는 게 전부였다. 3개 대회 연속 우승은 정말 꿈같은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평균 270야드 이상의 장타를 때리면서 정확성까지 뛰어난 코다는 미국 여자골프를 책임질 간판스타로 큰 기대를 모았다. 지난 4년 중 세 시즌을 부상과 싸워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2020년 허리를 다친 뒤 두 달 동안 휴식을 취해야 했고, 2022년에는 혈전증 진단을 받고 필드를 떠났다. 혈전증은 혈관 안의 피가 굳어 큰 덩어리가 생겨 혈관이 막히는 증상이다. 당시 코다는 수술을 받았고 완전히 회복하는 데 6개월이 걸렸다. 지난해 5월에는 허리 부상으로 한 달간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기량을 꽃피웠던 때는 건강했던 2021년이었다.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4승을 거뒀고, 도쿄올림픽 금메달도 따냈다. 몸 상태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올해, 코다가 2021년에 버금가는 최고의 시즌을 보낼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4개 대회에 출전해 3승을 거두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이를 증명했다.
코다는 지난 2~3월 7주 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자신의 건강을 우선시하고 몸과 체력을 더 강화했다고 밝혔다. 또 경기할 때 더 성숙하게 공략할 방법을 찾았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도 현명하게 코스를 공략했다고 소개했는데, 이런 현명함이 경기에서 고스란히 발휘됐다.
이때 코다가 티샷을 준비하던 16번홀은 300야드의 짧은 파4 홀로 설정돼 있었다. 원래의 코다였으면 이 홀에서 드라이버로 공을 한 번에 그린에 올리는 방식을 택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공략은 위험 부담도 크다. 코다는 7번 우드로 티샷을 해 페어웨이 정중앙에 공을 보내는 안정적인 방법을 택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거리를 남기고(108야드)피칭 웨지를 잡은 코다는 샷 이글을 만들 뻔할 정도로 날카로운 샷을 선보였다. 공은 홀을 스친 뒤 핀 1.5m 거리에서 멈췄고 코다는 가볍게 버디를 잡아 다시 단독 선두로 나섰다.
오히려 톰슨이 16번홀(파4)과 17번홀(파3)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흔들렸다. 코다는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먼저 경기를 마쳤고, 클럽하우스에서 따뜻한 수프를 먹으며 경쟁자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결과는 2위 나비드를 2타 차로 따돌린 코다의 우승이었다. 코다는 “올해는 2021년보다 더 나은 해였으면 좋겠다”고 바라며 자신의 활약을 기대했다.
한편 한국 선수 중에서는 이미향(31)이 공동 3위(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렸던 김효주(29)는 11번홀(파4) 버디 기회에서 4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하는 등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 8위(16언더파 272타)로 하락했다. 한국 선수들은 올해 LPGA 투어 7개 대회에서 아직 우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