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침대축구 극복하라' 벤투호, WC 최종예선 본격 출격

  • 등록 2021-09-01 오후 3:44:31

    수정 2021-09-01 오후 3:44:31

이라크와의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을 앞두고 마지막 훈련을 진행하는 한국 축구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대한민국 축구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험난한 여정을 시작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0위 이라크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 홈 경기를 펼친다. 이어 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레바논과 2차전 경기를 치른다.

벤투호는 지난 6월 마무리된 2차 예선에서 5승 1무(22득점 1실점)를 기록, 조 1위로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하지만 최종예선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FIFA 랭킹 36위인 한국은 최종예선 B조에서 이란(26위), 아랍에미리트(UAE·68위), 이라크, 시리아(80위), 레바논(98위)과 한 조에 속했다. 여기에서 조 2위 안에 들어야 본선 직행할 수 있다. 3위는 대륙별 플레이오프라는 험난한 여정을 통과해야 한다.

중동팀들과 한 조가 된 만큼 극복해야 할 요소가 너무 많다. 일단 원정경기를 떠날 때마다 엄청난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무늬만 같은 아시아일뿐 사실상 다른 대륙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중동 국가들은 ‘침대축구’로 악명이 높다. 이미 한국 축구가 수없이 겪었던 부분이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초반에 먼저 선제골을 넣는 것 뿐이다.

중동 클럽에서 오랫동안 활약했던 남태희(알두하일)은 “우리가 강하기 때문에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올텐데 서두르지 말고 우리가 준비한 대로 하되 최대한 빨리 선제골을 넣는 게 중요하다“며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집중해서 기회를 만들고, 기회가 오면 꼭 살려 득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홈 2연전은 대표팀에게 큰 의미가 있다. 중동 원정경기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이동의 어려움이나 열악한 현지 사정 등을 감안해야 한다. 결국 우리가 본선에 나서기 위해선 안방에서 최대한 승점을 따내야 한다. 이번 이라크-레바논과의 홈 2연전 결과는 대표팀 사기에 큰 영향을 마칠 전망이다.

한국은 이라크와 역대 상대 전적에서 7승 11무 2패로 앞서있다. 1984년 4월 LA 올림픽 최종예선전에서 0-1로 패한 이후 최근 10경기(4승 6무) 동안 한 번도 진적이 없다.

그렇다고 이라크가 만만한 상대는 결코 아니다. 10경기 무패 기록에서 승리보다 무승부가 더 많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2007년 아시안컵 4강전에선 공식기록상 무승부였지만 실제는 우리가 승부차기 끝에패했다.

이라크는 2차 예선 C조에서 이란(6승 2패)에 이어 5승 2무 1패를 기록, 조 2위로 최종예선에 올랐다. 이라크 대표팀 사령탑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딕 아드보카트(네덜란드) 감독이다. 바로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본선 무대에 나섰던 주인공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바록 한국을 떠난지 오래 됐지만 한국 축구의 특징을 잘 알고 있다. 세계적인 명장인 만큼 전략 싸움에서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라크 대표팀은 이달 초부터 스페인과 터키에서 해외 전지훈련을 한 뒤 29일 방한해 이번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 대표팀에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공격의 핵심인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소속팀 일정 때문에 31일 오후 늦게 벤투호에 합류했다는 점이다. 불과 하루 훈련 후 곧바로 경기에 나서야 한다. 체력적인 어려움을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중요한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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