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본 FA컵 관련 이색 진기록들

  • 등록 2016-12-02 오전 11:23:30

    수정 2016-12-02 오전 11:23:30

서정원(왼쪽) 수원 삼성 감독의 안양 LG 선수 시절 모습. 1997년 FA컵 8강전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FC서울과 수원 삼성이 맞붙는 2016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 2차전이 3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다. 지난 1996년 시작돼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FA컵의 재미있는 기록들을 키워드로 살펴본다.

▲서정원

1997년 제2회 FA컵 8강전에서 안양LG(현 FC서울)와 수원삼성이 만났다. 당시만해도 안양LG 소속 선수였던 서정원은 전반 시작하자마자 강력한 슈팅으로 수원 골네트를 흔들었다. 경기는 2:2로 비긴뒤 승부차기에서 안양이 이겨 서정원은 라이벌간의 FA컵 대결 첫 승리에 기여했다.

▲황선홍

1996년 제1회 대회에서 포항은 수원을 꺾고 초대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하필 같은 기간 UAE에서 아시안컵이 열리는 바람에 당시 대표팀의 주축이었던 포항 소속의 황선홍과 홍명보는 FA컵에 한 경기도 뛸 수 없었다. FA컵 출전 엔트리에 들지 못한 황선홍, 홍명보는 소속팀이 우승하고도 FA컵 우승 메달도 받지 못하고, 우승 경력도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

▲신태용

최근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의 한국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신태용은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맛본 단 한명이다. 1999년에는 천안일화 소속의 선수로, 2011년엔 성남일화 사령탑으로 FA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번 2016년 FA컵에서 수원이 우승한다면 서정원은 2002년에 선수로 우승을 경험했기 때문에 신태용에 이어 두 번째 기록 보유자가 된다.

▲외눈 골잡이

2001년 K리그에서 꼴찌를 차지했던 대전은 FA컵에서 분전을 거듭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FA컵 역대 최다관중인 4만 관중 앞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대전은 김은중의 결승골로 포항에 1-0으로 승리했다. 1980년대 골잡이로 유명한 대전 감독 이태호는 선수 시절 경기 중 사고로 한쪽 눈이 실명된 상태였다. 결승골의 주인공이자 대회 MVP 김은중 역시 어릴 때 사고로 한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선수였다. 우승 확정 후 두 사람의 포옹은 가슴뭉클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고등학교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성인 축구의 최강팀을 가리는 것이 FA컵의 본래 취지. 그러나 고교 최강팀에게도 기회를 주자는 뜻에서 대한축구협회는 2000년 고등학교팀의 참가를 허락했다. 그 결과 고교 명문 부평고와 강릉농공고가 출전했다. 부평고에서는 김형일(현 전북), 조용형(남아공 월드컵 대표) 등이 출전했고, 강릉농공고는 김호준(현 제주 GK), 최재수(현 전북) 등이 FA컵 무대를 뛰었다. 부평고는 강릉시청에 2-3으로 패하고, 강릉농공고도 고려대에 1-2 한골 차이로 패하는 등 선전했다. 그러나 고교팀이 성인무대에 뛰는 것이 맞느냐는 논란속에 이듬해부터 참가제도는 폐지됐다.

▲크리스마스

지금과는 달리 K리그 시즌이 모두 끝난 후 시작된 2004년 FA컵은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결승전이 열렸다.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결승전에는 부산 아이파크와 부천SK가 첫 우승을 노리고 격돌했다. 승부차기 끝에 승리한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은 시상대 위에서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2월 25일에 경기가 열린 것은 FA컵은 물론 지금까지 국내에서 열린 공식 축구경기 중 가장 늦게 열린 시합으로 기록돼 있다.

▲FA컵 트로피

지난 2003년 새로 제작된 현재의 FA컵 트로피는 엄청난 크기 때문에 등장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높이 86cm, 무게는 8kg로 역대 국내 축구대회 우승 트로피중 가장 크다. 워낙 크고 무겁기 때문에 우승컵을 드는 순간에도 최소 두 명이 함께 들어야 한다.

크리스마스에 열린 2004년 FA컵 결승전. 부산아이파크 선수듫으 부천SK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산타클로스 모자를 쓴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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