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범 "호랑이 아닌 사람, 물처럼 살게 됐다"

  • 등록 2012-07-11 오후 4:17:54

    수정 2012-07-11 오후 4:17:54

임재범(사진=예당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사람들과 격 없이 어우러져 사는 법을 알았다. 떠도는 소문처럼 내가 그렇게 으르렁대고 싸우기만 하는 사람은 아니다. ‘가수’ 임재범이 아닌 ‘사람’ 임재범이 되고 싶다.”

임재범이 변했다. 얼굴이 환해지고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무뚝뚝한 그가 던지는 투박한 농담은 제법 웃기기까지 했다.

임재범은 8년 만에 정규 6집 ‘투...(To)’를 11일 발매했다. 그는 이날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쇼케이스 겸 팬미팅을 열고 새 앨범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이번 앨범에 대해 “사랑, 고통, 이별 등 그간 주로 불러온 무거운 분위기의 주제를 내려놨다”며 “살아온 세월을 돌아보며 세상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듯 담담히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이를 먹으니 치열하게 살고 싶지 않더라. 우주에서 나를 보면 어떻게 보일까 생각했다. 굳이 나서서 ‘내가 임재범’이라고 소리치는 인생보다는 대한민국 음악사에 그저 ‘임재범이란 가수가 있었다’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그가 앞으로 설렁설렁 대충 노래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그는 “어떻게 보면 하루하루를 멍청하게 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모든 생각의 출발점이 나였다면 이제는 내 옆에 있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내가 있으면 내가 없고 내가 없으면 내가 있더라. 나는 받은 게 많다. 나눠 드려야 하는 게 제 사명인 것 같다. 노래로 여러분의 마음을 평안하게 해 드리고 영혼을 잠시나마 쉴 수 있게 한다면 그게 나에게는 가장 큰 행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임재범은 6집 타이틀곡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다. 이승철 6.5집과 7집에 참여했던 작곡가 홍성민이 임재범만을 위해 만든 곡이다. 희망적이고 감성적인 멜로디의 발라드다.

“밝아지려고 노력했다.” 그는 “가뜩이나 힘든 세상에 내 노래를 들으면서 더 우울하고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 희망을 주고 활력소가 되는 노래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대신 힘을 뺐다. 이번 그의 앨범을 프로듀싱한 작곡가 김형석은 “임재범은 동굴 안에 있는 호랑였다. 포효 속에 항상 외로운 느낌이 들었다. MBC ‘나는 가수다’ 출연 이후 뭔가 한방을 기대하시는 부분이 있겠지만 오히려 힘을 뺐다. 그의 연한 내면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거들었다.

임재범은 이번 6집 발매를 신호탄으로 2012 전국 투어에 돌입한다. 오는 8월18일 부산을 시작으로 인천, 광주, 대구, 원주, 서울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그는 “그간 나 자신이 얼음 덩어리라고 생각했다. 주위 분들로 인해 조금씩 얼음이 녹여내렸고, 이제는 여러분 곁에 항상 존재하는 물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옆집 아저씨처럼 편하게 다가서고 싶다. 내 자신 스스로가 많이 편해졌다. 사실 무대에 설 때만 가수지 무대에서 내려오면 그저 한 아이의 아빠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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