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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는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각) 마이애미 말린스와 MLB 원정 경기에서 50홈런-50도루 대기록을 달성했다. 전날까지 48홈런-49도루를 기록 중이었던 오타니는 이날 하루에만 홈런 3개와 도루 2개를 추가하면서 누구도 해내지 못한 업적을 이뤘다. 50홈런-50도루에 가려지긴 했지만 한 경기에 3홈런-2도루를 기록한 것도 MLB 역사상 오타니가 최초였다.
오타니가 세운 대기록에 전 세계가 들썩였다. MLB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2018년 일본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오타니는 야구 역사상 그와 같은 선수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롭 맨프레드 MLB 사무국 커미셔너는 공식 성명을 통해 “빅리그에서 최초로 50-50을 이룬 것은 오타니의 인품과 노력, 헌신을 반영한 결과”라며 “야구를 새로운 경지에 끌어 올리려고 계속 노력해 온 그가 자랑스럽다”고 찬사를 보냈다.
오타니와 함께 빅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추신수(SSG랜더스)는 “오타니는 배리 본즈, 베이브 루스 등 (전설적인) 선수들과 비교해야 한다”며 “그를 보면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엄청난 선수라는 것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더 놀라운 것은 오타니가 이미 대기록을 완성했음에도 여전히 만족을 모른다는 점이다. 50홈런-50도루라는 미지의 영역을 개척한 뒤 21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에서 홈런과 도루를 추가했다. 이어 23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에선 홈런 1개, 도루 2개 포함, 5타수 4안타에 1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오타니는 팀이 4-5로 뒤진 9회말 세스 할버슨의 스플리터를 받아쳐 우중월 동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홈런을 직감한 순간 더그아웃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크게 환호할 정도로 극적인 홈런이었다. 아울러 이날 2루 도루도 2차례나 성공해 55개를 채웠다. 이미 스탯은 53홈러-55도루로 업데이트 됐다.
늘 새로운 목표를 향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오타니는 60홈런-60도루까지 바라보는 중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오타니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60-60을 노린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오타니라면 불가능하지 않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물론 60홈런-60도루는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앞으로 8경기에서 홈런 8개와 도루 8개를 추가해야 한다. 매 경기 평균 홈런과 도루를 1개씩 해내야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의 오타니에게 불가능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가 마음먹는다면 그 이상도 현실이 될 수 있다.
한편, 오타니가 친 50번째 홈런공의 행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타니의 50호 홈런 공은 외야 테이블 밑으로 떨어졌고 한 남성이 잡은 뒤 곧바로 경기장을 떠났다. 이후 공을 주은 남성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2022년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아메리칸리그(AL) 신기록 62호 홈런볼은 경매에서 150만 달러(약 20억원)에 팔렸고, 1998년 마크 맥과이어의 70호 홈런볼은 305만달러(약 40억원)에 낙찰돼 여전히 최고가를 기록 중이다”며 “오타니의 50홈런은 맥과이어나 저지의 홈런 기록처럼 문화적 의미를 지니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스타 파워가 이를 보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부에선 미국뿐 아니라 일본 수집가들까지 경쟁에 뛰어든다면 예상보다 훨씬 비싼 금액에 홈런공이 팔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