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와이프’, 첫 미국 드라마 리메이크 과정은?(인터뷰③)

  • 등록 2016-09-02 오후 12:00:00

    수정 2016-09-02 오후 2:07:28

tvN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지난 27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굿와이프’는 국내 첫 미국 드라마 리메이크작이다.

원작은 미국 CBS 동명 드라마로, 영화 ‘블레이드 러너’, ‘델마와 루이스’, ‘글래디에이터’ 등을 연출한 리들리 스콧 감독이 고인이 된 동생 토니 스콧 감독과 함께 제작한 첫 TV드라마다. 2009년 9월 첫 방송돼 올해 5월 시즌7로 마무리됐다.

호평을 받았던 원작이지만 국내서 리메이크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우선 법정 수사물의 외피를 하고 있어 드라마에 등장하는 법조와 사법 체제를 국내에 맞게 각색해야 했다. 주인공 김혜경(전도연 분)을 중심으로 믿음이 무너진 남편 이태준(유지태 분)과 새로운 사랑 서중원(윤계상 분)의 삼각 로맨스도 국내 정서와 차이가 있었다.

이정효PD와 인터뷰에 동석한 조문주 프로듀서로부터 ‘굿와이프’ 리메이크 과정을 들어봤다.

―작품이 나오기까지 과정이 궁금하다.

△재작년 회사(당시 CJ E&M, 현재 드래곤스튜디오) 내에서 리메이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정효PD에게 2015년 1월 연출을 제안했고, 흔쾌히 수락했다. 한상운 작가가 먼저 정해져 있는 상태여서 이야기를 구상하고 있었다. 지난해 5~6월에 시놉시스와 대본 일부가 나왔다. 그 사이 원작을 구매했다.

―판권 구매에 어려움은 없었나.

△일본 작품 판권을 구매하는 사례는 많았지만 미국 드라마는 ‘굿와이프’와 ‘안투라지’(11월 tvN 방송 예정)가 처음이다. 하지만 CBS는 워낙 판권 판매가 활발히 했던 터라 정해진 절차가 있었다. 그 부분을 따르면 됐다. CBS는 창작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1주일 정도 컨설턴트를 받아야 하는 기간이 있었다.

―컨설턴트란 정확히 어떤 것인가.

△처음 해보는 거라 어떻게 진행되는지 몰랐다. 제랄드 사노프라는 작가 출신 CBS 컨설턴트가 와서 계속 대화를 나눴다. 재미있었다. 후일담도 들려주고, 팁도 줬다. 사전에 시놉시스와 대본 번역본을 보낸 상태였고, 그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그쪽에서 받은 질문은 대부분 문화적 차이였다. 왜 혜경이란 인물이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잘 드러내지 않는지, 왜 노(NO)라고 말하지 않는지, 왜 상사와 부하의 의견 교류가 자유롭지 못한지 등 그쪽에서 질문을 하면 우리가 설명했다. ‘배심원이 없다고 들었는데 그러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 계획이냐’ 등의 질문도 있었다.

‘굿와이프’ 방송화면 캡처
6회 말미 김혜경과 서중원의 키스신은 화제를 모았다. 당시 김혜경이 바닥에 떨어뜨린 브로치를 이준호 변호사(이원근 분)이 줍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은 제랄드 사노프의 아이디어였다.

△원작 대본에도 그런 대목이 있었다고 하더라. 원작에선 캐리가 알리샤가 놓고 간 스카프를 줍는 장면이 대본엔 있었다고 한다. 현장 상황 상 촬영하지 않았다고 하더라. 왜 제외했는지 짐작은 갔는데 넣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리는 넣어봤다. 회의는 굉장히 유쾌했고, 협업하는 분위기였다. 열려있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내용적인 면에서 가이드라인은 없었나.

△없었다. 계약 당시 어디까지 이야기를 담을지 정해져 있었고, 미리 보낸 시놉시스와 대본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캐릭터와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이견이 없었다.

―사전 준비 기간이 길었던 것으로 보면 되나.

△그렇진 않다. 다른 작품은 작가님 혼자 준비한다고 하면, ‘굿와이프는 회의가 굉장히 많았다. 제작진은 원작을 다 본 후 의견을 나눴다. 수정을 많이 했다.

―방영 기간 중에도 CBS와 대본을 공유했나.

△대본 실시간 번역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영상 완본을 보냈다. 미국은 콘텐츠를 비즈니스로 접근하더라. 많은 나라와 다양한 작품을 사고팔기 때문에 규정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각 나라마다 심의나 방송 수준이 다르고, 그들은 이미 여러 사례가 있기 때문에 강요하거나 간섭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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