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최우준, 블루스에 대한 편견을 깨부수다

  • 등록 2012-02-14 오후 5:18:28

    수정 2012-02-14 오후 6:28:12

[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그의 이번 음반은 평원으로 뛰쳐나와 힘차게 포효하는 사자의 야성으로 가득 차 있다. 누가 이 앨범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려면 목숨을 걸어야 할 것이다."(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

"노도처럼 질주하는 기타, 그 위를 춤추는 언어의 유희가 교묘한 판을 짠다. 발가벗고 달려드는 진짜배기 블루스 록의 굿판을."(재즈평론가 남무성)  
▲ 최우준
파랗다. 우울하다. 슬프다. 한국 사람들에게 블루스(Blues)는 조금 낯설고 마니아적인 음악 장르다. 그 편견을 날려버린 뮤지션이 있다.

바로 `사자` 최우준이다. 펑키한 헤어스타일 탓에 `사자`라는 예명이 붙은 그는 밴드 봄여름가을겨울 기타리스트 출신이다. 한국 재즈계의 한류스타 윈터플레이와 어쿠스틱라운지의 일원이기도 했다.

그러한 그가 정규 2집 앨범 `사자스 블루스`(SAZA's Blues)를 오는 22일 발표한다. 이에 앞서 그는 14일 서울 홍대 인근의 한 클럽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새 앨범의 음악을 관계자들에 공개했다.

우선 그의 이번 앨범은 2007년 연주 앨범 `사자스 그루브`(SAZA's Groove)와는 다른 보컬 앨범이다. 전곡 작사, 작곡, 연주, 앨범 프로듀싱까지 그가 모두 도맡았다.

최우준은 "나 자신이 동심 혹은 초심으로 돌아가는 작업이었다"며 "한국적 블루스 음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고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국악에도 여러 장단이나 가락이 있지만 이들을 모두 아우르는 말이 바로 `한`이 아닐까 한다"며 "팝, 록, 재즈 등도 하나의 음악적 장르를 떠나 그 정서의 기본 토양은 블루스다. 그런 점에서 한국적인 블루스는 곧 `글로벌 한(恨)`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풀이했다.

그는 또 "앨범 색깔은 블루스답게 조금 우울하다. 하지만 우울함으로 끝나면 그게 블루스가 아니지 않은가. 애환 속에 해학이 있고, 외롭고 힘들다고 외치면서 털어내 버릴 수 있는 블루스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최우준이 들려준 새 앨범 수록곡들은 전반적으로 블루스 특유의 끈적한 기타 리프가 연주되는 동안에도 또 다른 흥겨움이 있었다. 1집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최우준 만의 허스키하면서도 절제된 목소리는 진솔한 노랫말과 더해져 대중에 한발 더 다가섰다.

수록곡 `후회`는 슬라이드 기타와 보컬만의 편성으로 델타 블루스 사운드를 낸다. 노래 자체는 우울한 주제지만 신 나는 리듬과 익살스러운 가사가 인상적이다. 빠른 블루스 음악을 뜻하는 부기 우기(Boogie Woogie) 풍의 곡 `사자스 부기`는 거칠고 강렬하다. `남자 A`는 강한 록 기타와 라틴 퍼커션의 조화로 현대적인 블루스를 들려준다. 이들을 비롯한 앨범 수록곡 12곡 모두 정통 블루스의 기반 위로 다양한 사운드를 조합해 재해석해냈다는 평가다.  
최우준은 "아직 타이틀곡도 결정하지 못했다. 앞으로 제 음악을 들어주실 많은 분께 미리 감사의 말씀 드린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아직 국내 대중음악 시장에서 그의 설 자리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는 "클럽, 소극장 공연 등 가리지 않고 대중과 호흡하며 제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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