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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용운 기자]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는 한 마디로 잘났다. 천재적인 공학자이자 세계 최고 무기업체의 CEO다.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는 다부지다. 돈과 여자는 넘치고 매사 자신만만하다. 자신이 만든 강력한 무기가 세계 평화를 유지한다고 자부한다.
이런 토니 스타크가 시련을 겪는다. 무기 시찰을 위해 중동으로 갔다가 테러집단에 납치 돼서다. 토니 스타크는 테러범들의 아지트에서 절치부심하며 하늘을 날 수 있는 기계 슈트를 만든다. 결국 탈출에 성공하고 이를 개량, 지구상 어떤 무기보다 강한 무기를 만들었다. 아이언맨의 탄생이었다.
2008년 개봉한 ‘아이언맨’은 토니 스타크가 어떻게 해서 아이언맨이 되었는지를 보여주는데 주력했다. 덕분에 1편이 가진 목적에 충실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영웅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데는 시간이 짧았고 등장하는 캐릭터도 많지 않았으며 이야기 구조 역시 단선적이었다.
이런 아쉬움을 ‘아이언맨’의 존 파브로 감독은 충분히 알고 있었다. 존 파브로 감독은 2편에서 토니 스타크를 중심에 놓고 아이언맨 슈트를 노리는 미 국방성과 경쟁 무기업체인 해머 인더스트리, 복수를 꿈꾸는 위플래시(미키 루크 분)의 1대3 대결 구도로 만들어 극의 구조를 입체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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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아이언맨2’의 미덕은 관객들의 속편에 대한 기대치를 만족하게 해 줬다는 점이다. 블록버스터 속편 중에서는 종종 전편을 규모로만 업그레이드 하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언맨2’는 그런 우려를 기우로 만들었다.
즉, ‘아이언맨’은 100명의 관객이 보면 그 중 50명에서 60명 정도의 관객이 만족했을 것이라면 ‘아이언맨2’는 100명 중 70명에서 80명은 ‘표 값이 아깝지 않다’ 생각할 만큼의 오락 영화로서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
극 중 아이언맨 슈트만 업그레이드 된 것이 아니라 영화 전체도 업그레이드 된 셈이다. 영화 면면을 관통하고 있는 ‘자뻑남’ 토니 스타크의 나르시즘을 관객들 역시 유쾌하게 인정해 줄 수밖에 없을 듯하다. 부언하자면 한국 관객들은 북한의 짝퉁 아이언맨 제조와 간간히 보이는 LG로고가 흥미로울수도 있다. 12세 관람가. 29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