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요미우리 에이스' 야마구치. 토론토 입단 1년 만에 방출 신세

  • 등록 2021-02-12 오후 2:00:36

    수정 2021-02-12 오후 2:15:49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한 지 1년 만에 방출되는 신세가 된 일본인 투수 야마구치 슌.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일본 프로야구 특급 에이스가 1년 만에 쫓겨나는 곳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다. 류현진(34)의 토론토 블루제이스 입단 동기인 야마구치 슌(34)이 사실상 방출됐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12일(한국시간) “지난 10일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양도 지명된 우완 투수 조엘 파이암프스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야마구치를 지명할당(designated for assignment)했다”고 밝혔다.

지명할당은 40인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사실상 방출을 의미한다. 야마구치는 7일간 다른 팀의 영입 의사를 기다려야 한다. 만약 영입을 원하는 팀이 나오지 않으면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야 한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게 된다.

물론 지명할당이 된 뒤 나중에 그 팀에서 다시 메이저리그로 올라올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야마구치는 올해 연봉이 317만5000달러로 적은 편이 아니다. 다른 팀에서 데려가기 부담스럽다.

일본에서 최고를 찍었던 야마구치가 마이너리그행을 받아 들일리도 없다. FA를 선택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는 게 유력한 시나리오다.

이미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야마구치와 FA 협상을 준비 중이라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요미우리는 야마구치의 등번호 11번을 비워둔 것은 물론 이번 겨울 그가 구단 시설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야마구치는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활약한 정상급 투수였다. 특히 2019년 요미우리에서 26경기 15승4패 평균자책점 2.91 188탈삼진을 기록하며 센트럴리그 다승·탈삼진·승률 1위를 쓸어담았다.

2019시즌을 마치고 야마구치는 요미우리 선수로는 최초로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에 진출했다. 2019년 12월 토론토와 2년 최대 915만달러 조건으로 계약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구원투수로 17경기에 나와 2승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8.06에 그쳤다.

첫 시즌을 부진 속에 마친 야마구치는 이번 시즌 선발투수로 자리 잡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미국으로 건너가자마자 지명할당 소식을 접해야 했다.

토론토는 지난 겨울 동안 스티븐 마츠, 타일러 챗우드, 커비 예이츠 등 선발과 구원에서 수준급 투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이 과정에서 야마구치는 설 자리를 잃었고 방출되는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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