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출신인 이PD는 MBC드라마넷 ‘서울무림전’(2008)으로 입봉했다. 이후 ‘로필2’, JTBC ‘무정도시’(2013), tvN ‘마녀의 연애’(2014) 등을 연출했다. 장르물이든 로맨틱 코미디든 그는 사람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했다. 여성에 대한 드라마도 그가 남자 감독이란 점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이PD는 ‘굿와이프’의 주인공 김혜경을 연기한 전도연 만큼 사랑하고, 이해했던 사람이었다.
‘굿와이프’는 남편의 구속을 계기로 주체적인 여성으로 성장하는 김혜경(전도연 분)에 대한 이야기다. 순진한 신입 변호사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변호사로 변모해 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믿음이 무너진 남편 이태준(유지태 분), 오랜 친구에서 새로운 사랑이 되는 서중원(윤계상 분) 등 로맨스도 중요한 이야기다. 여성이 주인공인 드라마는 많지만, ‘여성의 사랑’이 아닌 그의 삶 자체를 주목하려 노력한 작품은 드물다는 점에서 ‘굿와이프’는 유의미하다.
종영 후 출연진, 스태프와 1박2일 가평MT를 마치고 돌아온 이PD로부터 ‘굿와이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시즌2를 희망하는 시청자가 있다.
△생각만으로 제작하기 어렵겠지만, 하고 싶은 마음이다. 배우들이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많더라. 우리 드라마는 캐릭터마다 제 각각 이야기가 쌓여 간다. 모든 캐릭터가 자리 잡고 나니까 드라마가 끝나서 다들 아쉬워했다.
△나도 궁금하다. 이 배우들과 좋게 마무리돼 기쁘다. 현장에서도 일한다는 느낌보다는 그 자체를 즐기는 느낌이었다. 거기서 나오는 시너지가 좋았다. 다들 그렇게 애정이 생기는구나 했다.
―초반 윤계상의 존재감이 미약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처음에는 서중원의 캐릭터가 보이지 않는다. 서중원만 아니라 모든 캐릭터가 돋보이는 순간이 있는데 시기가 제각각이다. 보통 한국 드라마는 1회에 주요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쏟아내는데, 우리 드라마는 그렇지 않았다. 그런 흐름을 이해하는 것과 별도로 서사가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하나 배우들의 고민이 많았다.
|
△서중원에 대한 재판까지 다루기로 사전에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결말은 정하지 않았다. 대본상 여러 버전의 엔딩이 있었다. 김혜경이 이태준의 기자회견을 가느냐 가지 않느냐가 중요했다. 처음에 김혜경이 가지 않는 버전의 대본을 내놓고 고민을 했다. 솔직히 배우를 보호하고 싶었다. 김혜경이 너무 욕먹을까봐 걱정됐다. 정작 전도연 선배는 신경 쓰지 않았다. (웃음) 드라마 전체를 봤을 땐 김혜경이 이태준의 기자회견을 가는 버전이 맞을 것 같았다. 일단 전도연 선배와 이야기를 나눴고, 선배도 조심스럽게 같은 의견이라고 했다. 다른 드라마에서 보기 드문 결말이라 사람들이 과연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끝나고 나니까 이게 그렇게 파격일까 싶기도 했다. 현실에 무수히 많은 일들이 있지 않나. 방송을 내보내고 난 다음엔 잘했다 싶었다.
△원작의 좋은 점도 그랬다. 첫 번째는 멜로였고, 두 번째는 다른 법정물과 다르게 다양한 캐릭터의 검사, 판사, 변사가 나온다는 점이다. 작가님과 이 부분을 100% 살리자고 했다. 이종인 판사와 이수현 변호사는 오디션을 진행해서 각각 최병모, 오연아 씨가 캐스팅됐다. 유재명씨는 출연 의사를 앞서 밝힌 상태에서 손동욱 변호사 역을 제안했다. 손 변호사 캐스팅 고민이 많았는데, 첫날 첫 장면을 촬영하고 선택이 옳았다는 걸 느꼈다.
―다음 계획은 어떻게 되나.
△일단 쉴 생각이다. 이 드라마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앞서가는 드라마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이런 드라마를 기다리고 있었구나 싶었다. 욕하면서도 말이다. (웃음) 이렇게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 이야기를 더 해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김혜경이 욕먹는 건 그가 여자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충분히 설명하고, 이야기했다고 생각했는데 반발이 나오는 걸 보면서 여자라서 더 조심스러워야 하고, 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거다. 다음엔 더 센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관련기사 ◀
☞ ‘굿와이프’ 이정효PD “불륜 드라마로 보지 않길 바랐다”(인터뷰①)
☞ ‘굿와이프’, 첫 미국 드라마 리메이크 과정은?(인터뷰③)
☞ 메이트 출신 이현재, 10월3일 배우 김열과 웨딩마치
☞ 박보검, 고경표 커피차 인증…훈훈한 ‘응팔’ 우정
☞ '예언자들' 무속인, 사주팔자로 월드컵 한중전 스코어 적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