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더-킨슬러 트레이드가 추신수와 다저스에 미치는 영향

  • 등록 2013-11-21 오후 3:59:15

    수정 2013-11-22 오후 4:12:02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메이저리그 오프시즌의 꽃 ‘윈터 미팅’이 미처 막을 올리기도 전에 블록버스터급 트레이드가 단행됐다.

존 대니얼스 텍사스 레인저스 단장은 데이브 돔브로우스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단장과 전화 협상을 통해 1루수 프린스 필더(29)와 현금 3000만달러(약 319억원)를 받고 2루수 이언 킨슬러(31)를 내주는 빅딜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21일(한국시간) 밝혔다.

텍사스와 디트로이트 ‘무엇이 달라지나?’

트레이드는 버드 실릭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의 승인이 떨어지는 대로 성사된다. 디트로이트는 필더의 동의를 얻었고 킨슬러의 트레이드 불가 팀 명단에는 타이거스가 포함돼 있지 않아 거래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텍사스가 3000만달러의 현금지원을 받게 되면 필더에게 남은 다음 7년간 1억6800만달러 중 1억3800만달러만 부담하면 되고 디트로이트는 킨슬러의 잔여 4년 6200만달러 계약조건을 그대로 승계한다.

둘을 축으로 트레이드 최종 명단에는 몇몇 선수가 추가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전 덕아웃에 앉아있는 프린스 필더가 뾰로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빅딜 발표 뒤 ‘ESPN’은 두 선수의 이동으로 달라지는 양팀의 포지션 변화를 집중 분석했다.

먼저 디트로이트는 특급 유망주 닉 카스테야노스(21)를 3루수로 고정시키는 한편 기존 3루수인 미겔 카브레라(30)를 1루수로 복귀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새로 들어온 킨슬러는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오마르 인판테(32)의 2루수 공백을 메우게 된다.

이 경우 쿠바 유격수인 호세 이글레시아스(23)와 함께 타이거스 내야진은 ‘1루수 카브레라(우)-2루수 킨슬러(우)-3루수 카스테야노스(우)-유격수 이글레시아스(우)’로 짜임새를 갖추게 된다.

텍사스는 킨슬러의 이탈로 ‘키스톤 콤비’ 교통정리가 말끔히 해결되며 앞으로 최고의 유망주로 손꼽히는 주릭슨 프로파(20)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굉장한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텍사스 내야진은 ‘1루수 필더(좌)-2루수 프로파(양)-3루수 아드리안 벨트레(34·우)-유격수 엘비스 안드루스(25·우)’로 재편된다.

기존의 주전 1루수였던 미치 모어랜드(28·좌)의 활용 방안이 남은 관건인데 ESPN은 “당장은 필더지만 수비가 월등히 좋은 모어랜드가 점차 주전 1루수로 가고 필더는 지명타자(DH) 역할로 뛰는 경기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저스엔 ‘독’, 추신수는 ‘글쎄’

필더-킨슬러의 깜짝 맞교환은 FA 외야수 추신수(31) 및 류현진(26·LA다저스)의 LA 다저스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다저스는 지난 단장회의 때 텍사스와 몇 차례의 트레이드 논의를 진행하면서 안드레 이디어(31)와 킨슬러의 맞트레이드 또는 맷 켐프(29)와 안드루스의 트레이드 방안 등을 두루 협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킨슬러가 디트로이트로 전격 이적하면서 텍사스 내야진의 교통정리가 단숨에 마무리돼 다저스와 거래는 사실상 물거품이 된 것으로 보인다.

주전 1루수 모어랜드가 올해 아킬레스건으로 꼽혔던 좌익수로 이동할 수도 있어 텍사스 측의 다저스 외야수들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추신수가 타석에서 방망이를 돌린 뒤 자신의 타구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텍사스와 디트로이트는 추신수의 유력한 차기 행선지로 분류되던 구단이기도 하다.

미국 케이블뉴스 ‘CNN’ 계열의 유명 스포츠 전문지인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지난 19일 “추신수 영입경쟁이 가장 강한 관심을 표명하는 뉴욕 양키스-텍사스-디트로이트-시애틀 매리너스 4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 중 2개 구단이 빅딜을 단행했다.

텍사스의 경우 모어랜드를 좌익수로 옮기더라도 리드오프(1번타자) 부재의 고민이 계속 남아있어 추신수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철회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물론 트레이드 전보다 확률이 크게 낮아진 건 사실이다. ESPN은 내년 텍사스의 테이블 세터진을 ‘레오니스 마르틴(25·좌)-안드루스 또는 프로파-안드루스’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올해와 별반 다르지 않은 구성이어서 출루율 0.423에 빛나는 추신수가 여전히 매력적이다.

추신수를 좌익수로 쓰면서 리드오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필더와 모어랜드를 1루와 DH로 함께 기용할 수 있어 포지션 중복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디트로이트는 3000만달러 현금지원에도 필더를 처분하면서 재정 부담을 한결 덜었다. 이 돈으로 팀에 꼭 필요한 FA 추신수 영입전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앞서 ‘NBC 스포츠’는 “디트로이트가 올겨울 팬들이 원하는 추신수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상당한 재정적 압박을 감내해야 될 상황”이라며 결국 돈 때문에 추신수의 디트로이트 행이 힘들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제 필더를 덜어내면서 숨통을 튼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필더 트레이드 소식을 접한 디트로이트의 수퍼에이스 저스틴 벌랜더(30)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인 트위터를 통해 “와우, 빅뉴스다. 우리가 킨슬러를 위해 필더를 트레이드했다”며 기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킨슬러는 내년 1600만달러를 받고 필더는 무려 2400만달러다. 사치세 기준인 1억8900만달러 선에서 페이롤(총연봉)을 맞추길 원하는 디트로이트는 연봉조정 대상자를 빼고 현재까지 약 1억달러가 고정돼 있다.

2013년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수상자인 맥스 쉬어저(29)와 장기계약 및 연봉조정 대상자들까지 합하면 1억5000-6000만달러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정도면 사치세 기준까지 추신수를 데려오는데 쓸 돈이 확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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