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 루틴·실력까지 판박이…가능성 증명한 골프황제 아들 찰리

  • 등록 2021-12-20 오후 10:07:00

    수정 2021-12-21 오전 12:02:59

타이거 우즈 아들 찰리.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그레이트 찰리.”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한 팀을 이뤄 호흡을 맞춘 아들 찰리를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즈 부자(父子)가 한 팀을 이룬 팀 우즈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 칼턴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이벤트 대회 PNC 챔피언십(총상금 108만5000달러) 최종 2라운드에서 1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25언더파 119타를 적어낸 팀 우즈는 단독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첫날 살구색 티셔츠에 검정색 바지를 맞춰 입은 우즈 부자는 둘째 날 빨간색 티셔츠에 검정색 바지로 한 팀임을 드러냈다. 지난해 처음 이 대회에서 아버지와 호흡을 맞췄던 찰리가 1년 동안 얼마나 성장했는지는 지난 2월 교통사고 이후 10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낸 타이거 우즈의 재기 가능성 확인과 함께 팬들의 주요 관심사였다.

2인 1조 팀 대항전으로 열린 이번 대회는 둘이 친 볼 가운데 더 좋은 지점에서 다음 샷을 하는 스크램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즈 부자는 첫날과 둘째 날 모두 환상의 호흡을 선보였다. 특히 둘째 날에는 이글 1개와 버디 13개를 묶어 15언더파를 몰아치는 저력을 발휘했다.

우즈의 플레이만큼 눈에 띄는 건 찰리였다. 티를 뽑는 동작과 샷을 마치고 클럽을 돌리는 동작까지 아버지와 비슷한 찰리는 전세계 골프팬들을 사로잡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린 위에서 보여준 퍼트는 아버지의 전성기 시절을 보는 듯했다. 그는 2번홀 버디와 3번홀 이글 등 타수를 줄이는 중요한 퍼트를 성공시키며 준우승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드라이버 샷 거리가 210m까지 늘고 샷에 힘이 붙은 찰리는 파3 17번홀에서 아버지를 놀라게 하는 샷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핀이 그린 왼쪽에 붙어 있고 연못을 넘겨야 하는 까다로운 홀에서 티샷을 홀 옆 1.8m 거리에 붙였다. 그는 버디 퍼트까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11연속 버디를 완성했다.

우즈는 이번 대회를 단독 2위로 마친 뒤 아들 찰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즈는 “찰리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은 샷과 퍼트를 했다”며 “보기를 하나도 하지 않은 것도 의미가 있다. 티샷을 똑바로 날리고 퍼트를 넣어줄 파트너인 아들 찰리가 있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즈는 찰리와 나눈 경기 중 나눈 이야기도 공개했다. 우즈는 “찰리가 첫날과 둘째 날 경기하면서 부상이 걱정된다면서 무리하지 말라고 했다”며 “그래서 아들에게 나는 괜찮으니까 너의 플레이에 집중하라고 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아버지와 코치의 역할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도 답했다. 우즈는 “찰리의 아버지이지 코치가 아니다”라며 “내가 할 일은 부모로서 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우선순위를 잘 세우도록 돕는 것이다. 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학업이고 골프는 다음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는 우즈 부자를 비롯해 우승을 차지한 존 댈리와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 부자 등이 출전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번 대회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가장 나이가 어린 건 헨릭 스텐손(스웨덴)의 아들 찰 스텐손이다. 스텐손은 지난 2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우즈 부자와 함께 찍은 사진과 ‘넥스트 제네레이션’이라고 적은 글을 올렸다.

타이거 우즈(왼쪽)가 아들 찰리의 샷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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