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아직 날개를 다 펴지 못한 가수들에게 음악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성장 혹은 반전의 계기가 되곤 한다. 임지안에게는 JTBC 음악 예능 ‘히든싱어6’ 출연이 그런 계기가 됐다. 임지안은 최근 ‘히든싱어6’ 백지영 편에 모창 능력자로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방시혁 픽(Pick) 백지영’이라는 닉네임을 달고 백지영의 여러 히트곡을 부른 임지안은 매력적인 음색과 비주얼로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했고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스타성을 입증,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2016년 싱글 ‘그대로’를 내고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디딘 임지안이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노래 실력을 뽐낸 건 데뷔 이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최근 이데일리와 만난 임지안은 “노래를 한지 오래되었지만 이전까지 가족들에게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준 적이 없었다”며 “TV 출연은 굉장히 큰일이지 않나. 그런만큼 보람차고 벅찬 시간이었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할머니께서 재방은 물론 삼방까지 챙겨보셨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기분이 무척 좋았어요. (미소).”
약 두 달여간 ‘대선배’ 백지영을 연구하고 짧게나마 그와 방송에서 호흡을 맞추면서 배우고 느낀 점도 많았다고 한다. 임지안은 “데뷔한지 오래되셨는데 여전히 ‘OST의 여왕’으로 불리시고, 또 따라부르고 싶을 정도로 좋은 곡들을 계속 발매하신다는 점이 멋지신 것 같다”고 말했다. “촬영 내내 ‘어떻게 저렇게 사랑스럽고 좋은 사람이 있나’ 싶은 생각을 했어요. 방송이 끝난 뒤에는 SNS ‘맞팔’까지 해주셔서 감동을 받았고요. 롤모델이 없었는데 ‘히든싱어6’ 출연을 계기로 백지영 선배님 같은 가수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런가 하면 임지안은 ‘히든싱어6’에서 ‘글로벌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이라고 밝히며 “멤버 RM의 연습생 시절을 기억한다”고 언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방시혁 픽 백지영’이라는 닉네임을 단 이유가 있었다. 임지안은 “전 세계가 열광하는 그룹과 기획사에 관해 이야기해도 괜찮은 건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 분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방송 출연 장면을 캡처한 게시물을 SNS에 올리며 저를 ‘BTS 선배’로 지칭해주신 해외 팬 분들도 계셔서 신기했다”고 했다.
임지안은 고등학생 시절이던 2009년 엠넷 ‘슈퍼스타K’ 시즌1에 참가해 ‘슈퍼위크’까지 진출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가수의 꿈을 품게 됐고, 해당 방송을 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관계자의 눈에 띄어 1년 반 동안 연습생 생활을 했었다고 한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기초를 잘 닦을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어요. 노래와 춤은 물론 가수 활동을 해나가는 데 있어 갖춰야할 태도에 대해서도 배웠죠. 그렇기에 지금 돌아봤을 때 아쉬움은 없어요. 존경하던 임정희 선배님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도 있어서 좋았고요. (아직도 그때 받은 사인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아, 임정희 선배님의 ‘재’ 가이드 녹음을 했을 당시 RM 님의 랩을 듣고 정말 잘 한다고 느꼈던 기억도 나네요.”
연습생 생활을 끝낸 뒤 임지안은 호원대학교 실용음악학과에 진학해 학업에 매진했고, 졸업 이후 ‘그대로’를 시작으로 꾸준히 직접 작사, 작곡한 발라드 기반 곡들을 발표해왔다. 또 서울은 물론 대구, 부산까지 찾아가 버스킹을 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고 대학에서 만난 친구와 ‘6일’이라는 이름의 듀오로도 곡을 냈다. 아울러 유튜브 채널에 유명곡들의 커버 영상을 게재하며 활로를 개척하기 위한 다채로운 시도를 했고 보컬 트레이너 일도 겸했다. “소속사 없이 홀로 활동해온 시간이 많았어요. 혼자 모든 걸 해내야 했기에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직접 부딪히면서 얻어낸 것들도 많아요. ‘히든싱어6’ 출연도 ‘6일’로 방송 출연을 모색하던 중 알게 된 작가님의 소개로 오디션을 본 게 계기가 된 거였고요.”
임지안은 신생기획사 에이티원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고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올 하반기 중 발표할 예정인 신곡 녹음은 이미 마친 상태다. 신곡 발표 전 ‘히든싱어6’를 통해 분위기를 확실하게 예열한 임지안은 인터뷰 말미에 “매력적인 음색과 톤에 고음까지 가능하다는 점이 저의 강점”이라면서 “앞으로 다양한 색깔의 곡을 발표해 차근차근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동안 누군가 직업을 물었을 때 가수라고 답한 적이 없었어요. 주로 보컬트레이너나 유튜버로 저를 소개하곤 했죠. 앞으로 열심히 활동해서 당당하게 ‘가수 임지안’이라고 말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언젠가 술집이나 음식점에 제 노래가 나와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유명한 대한민국 대표 발라더가 되고 싶고요. 아,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비긴 어게인’에도 꼭 출연해보고 싶어요.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