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와 나', 영국 수상과 파리의 연인 그 판타지를 넘어라

  • 등록 2013-12-10 오전 11:21:05

    수정 2013-12-10 오전 11:25:27

위는 영화 ‘러브액츄얼리’, 아래는 ‘총리와 나’.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KBS2 새 월화 미니시리즈 ‘총리와 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9일 첫 방송 성적은 5.9%. 월화극 3등이지만 꽤 의미가 깊다. ‘입소문 드라마’로 기대를 모았던 SBS ‘따뜻한 말 한마디가’ ‘총리와 나’ 첫방의 영향으로 8.4%에서 6.8%로 시청률이 떨어졌다. 전작인 ‘미래의 선택’보다 ‘총리와 나’는 올랐고, MBC ‘기황후’도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미루어 ‘총리와 나’가 의미있는 2등으로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총리와 나’는 윤아와 이범수, 윤시윤과 채정안, 류진 등이 호흡을 맞춘 드라마. 이범수가 극중 총리 권율 역을 맡아 자칫 정치드라마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지만 적당한 코믹과 로맨스를 버무린 ‘편안한 장르’였다는 게 대부분의 첫인상이다. 무엇보다 ‘총리와 나’는 방송 이후 영화 ‘러브액츄얼리’와 드라마 ‘파리의 연인’ 속 코드를 닮았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수상과 총리, 그 따뜻한 카리스마란

‘러브액츄얼리’와 ‘총리와 나’의 공통분모는 남자 캐릭터에 있다. ‘총리와 나’의 이범수는 총리, ‘러브액츄얼리’의 휴그랜트는 수상 캐릭터를 연기했다. 명칭은 다르지만 한 나라의 정치 운영에 있어서 직책의 무게는 유사하다. 여기에 자신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여인과의 로맨스가 첨가됐다. ‘러브액츄얼리’에선 여비서와의 로맨스가 달달했고, ‘총리와 나’에선 여기자와의 좌충우돌로 멜로 라인을 부각시킬 예정이다.

수상과 여비서, 총리와 여기자, 두 관계 모두 언론의 관심을 받고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킬 ‘스캔들’이라는 데서 두 작품은 비슷한 종류의 재미를 안긴다. 이 과정에서 한 나라의 중책을 이끌어야 하는 리더십과 스마트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야 할 남자들의 매력이 드러나는 법. 반면 여인들은 일에 바빠 잃어버린 그들의 진짜 꿈이나 가족의 소중함,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소소한 행복 등 중요한 가치를 깨닫게 하는 매개로 작용해 시너지를 높인다.

‘총리와 나’에선 남녀의 사랑을 넘어 가족애로 확장시킬 전망. 이미 세 자녀를 둔 권율과 그의 두 번째 부인이 될 남다정이 부부로서는 물론 부모로서 보여줄 성장통이 ‘총리와 나’에서만 볼 수 있는 관전포인트가 될 예정이다.

위는 ‘파리의 연인’ 속 김정은, 아래는 ‘총리와 나’ 속 윤아.
◇영화감독과 기자, 그 속 깊은 배려심이란

반대로 ‘파리의 연인’과 ‘총리와 나’의 공통분모는 여자 캐릭터에 있다. ‘파리의 연인’의 김정은은 영화감독을 꿈꾸는 역할로, ‘총리와 나’의 윤아는 스캔들 뉴스의 연예부 기자로 등장한다. 두 사람 모두 일단 쾌활하고 긍정적이다. 윤아는 극중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두고 있고, 김정은의 극중 아버지는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죽었다. 가족사를 들여다보면 누구나 슬픔 하나쯤 안고 있지만 이를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승화시켜 언제나 ‘으쌰으쌰’하려는 두 여인의 삶의 자세가 닮아있다. 이런 면에서 많은 시청자들이 ‘총리와 나’ 그리고 ‘파리의 연인’을 비교하는 분위기다.

자신의 방에서 혼자 이야기를 하거나, 글을 쓰고 사색에 잠기는 모습에서도 두 여인은 비슷한 느낌을 풍긴다. 혼자 있을 땐 즐거운 상상에 빠져 착각을 하기도 하고, 스스로 ‘매력녀’라고 자부하는 당당함 또한 닮았다. 힘든 과정에서도 웃는 법을 터득한 덕분인지 남을 배려하는 속 깊은 마음이 일품. 자신보다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의 남자와 사랑에 빠진 탓에 늘 인내와 희생의 미덕을 발휘해야 하는 마음 씀씀이는 다른 ‘로코’ 캐릭터들과의 차별점이기도 하다.

이러한 비교에 힘입어 윤아는 ‘총리와 나’를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록 ‘엄마’가 되긴 어린 나이로 설정돼 있지만, 권율의 아내이자 그의 세 자녀의 엄마로 차원이 다른 배려심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

‘총리와 나’의 제작사인 SM C&C의 한 관계자는 이데일리 스타in에 “윤아가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겉으로 보여지는 ‘몸’으로 하는 연기보다 ‘마음’에서 동하는 감정을 끌어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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