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N 영화리뷰] `마마`, 가깝고도 먼 이름 `엄마`

  • 등록 2011-05-24 오전 11:11:38

    수정 2011-05-26 오후 12:12:28

▲ 영화 `마마`
[이데일리 SPN 장서윤 기자] 아이들이 태어나 처음 배운다는 단어 `엄마`는 각각에게 다른 스펙트럼으로 존재하지만 입으로 되뇌곤 할 때마다 가슴 속에서 뜨거움을 불러일으키는 단어임에는 분명하다.

이 시대 `엄마`의 존재 의미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는 영화 `마마`는 몇몇 작위적인 설정에도 불구, 다양한 엄마들의 표상 속에서 감동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자리한다.

영화 속 세 쌍의 모자·모녀 커플은 실제 생활 속에서도 찾아볼 만한 각기 다른 문제를 안고 있는 인물들이다.

시한부 인생 5년을 선고받은 아들을 위해 요구르트 배달 등 닥치는 대로 일을 찾아나서지만 본인도 난소암에 걸리면서 난관을 겪는 동숙(엄정화)과 그녀의 사랑스러운 아들 원재(이형석) 일을 위해 평생을 바쳐 일가를 이룬 자신에 비해 너무 이른 나이에 일찍 주부가 되어버린 딸(류현경)이 성에 안 차는 희경(전수경), 어린아이같은 순수함을 간직한 옥주(김해숙)와 조직폭력배라는 직업을 숨기고 사는 승철(유해진) 등 세 쌍의 모자·모녀 커플은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를 사랑하며 살아간다.

아들과 함께 세계일주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씩씩함을 잃지 않는 동숙과 딸보다는 자신의 일이 항상 우선이라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고 마는 희경의 모습은 대비를 이루면서 가깝고도 먼 모녀·모자 관계를 곱씹어보게 해 준다.

그러나 다소 작위적인 느낌의 극 전개는 아쉽다. 엄마(김해숙)의 옛 애인을 찾아주기 위해 아들 승철이 동료 조직폭력배들을 동원해 싸움을 벌인다는 내용이나 아픈 아들을 두고 본인도 병에 걸리고 마는 동숙(엄정화)의 이야기 등은 따라가기 쉬우면서도 상투적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다. 중간 중간 자리하는 영화 속 코믹 코드도 새로움을 꾀하지는 못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기존의 도회적인 분위기를 버리고 요구르트 아줌마 제복과 편안한 차림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한 엄정화는 웃음과 눈물 연기를 오가며 모성애를 자극한다. 뮤지컬 배우에서 영화배우로 안착한 전수경은 특유의 하이 소프라노톤 목소리를 뽐내며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연기를 보여준다.

다정다감하면서도 코믹한 모자관계를 보여준 김해숙-유해진의 콤비 연기도 영화의 볼거리로 자리한다.

메가폰을 잡은 최익환 감독은 "신파로 흐르기 쉬운 엄마 이야기를 가능한 한 솔직함을 담아 풀어내고자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그래서인지 `마마` 제작보고회와 언론시사회에서는 어느 때보다 배우들이 엄마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자주 포착됐다.

초여름 개봉하는 `마마`가 올 초 스크린을 수놓았던 가족 코드를 다시 불러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6월 2일 개봉.
▲ 영화 `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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