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외국인 풀 시드 리슈잉 “한국에서 10년 넘게 살아 한국말 술술”

인터내셔널 QT 거치지 않고 KLPGA 투어 진출
롤모델은 펑산산…“한국에서 잘해 LPGA 투어 진출 목표”
  • 등록 2023-04-06 오후 4:21:13

    수정 2023-04-06 오후 4:21:13

인터뷰에 응한 리슈잉
[서귀포=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전날 기상 악화로 연습 라운드가 취소돼서 1라운드는 코스를 알아가는 시간으로 생각하고 안전하게 플레이하자고 생각했는데 좋은 성적이 나왔어요.”

중국 국적의 리슈잉(20)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1라운드를 마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유창한 한국말로 이같이 말했다.

중국 국적임에도 불구하고 단어 구사와 억양 등이 한국인 못지 않아 한국말을 왜 이렇게 잘하냐고 물어보자, 리슈잉은 “한국에 산지 10년이 넘었다. 8살 때부터 한국에서 쭉 살았다”며 “초·중·고 모두 한국에서 다녔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한국 기업 CJ의 후원을 받는다.

리슈잉은 티칭 프로인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골프를 시작했다. 지난 2월 KLPGA가 외국인 선수에게 준회원 선발전과 점프투어를 개방하면서 점프투어(3부)에서 뛰었고, 드림투어(2부)까지 올라왔다. 드림투어에서 상금 순위 30위로 정규투어 시드 순위전 출전권을 따낸 그는 순위전에서 17위를 기록하며 올 시즌 정규투어 풀 시드를 손에 넣었다. 인터내셔널 퀄리파잉 토너먼트(IQT)를 거치지 않고 정규투어에 진출한 ‘1호 외국인 선수’가 됐다.

처음 정규투어에 입성한 리슈잉은 “TV에서만 보던 언니들과 함께 경기해 기쁜 마음이 컸다. 1부투어는 그린 스피드도 빠르고 특히 제주도 같이 바람이 센 곳에서 경기해 어렵지만, 언니들과 함께 해 즐겁게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설렘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언니들 모두 TV보다 실물이 더 예쁘셨다”고 덧붙였다.

리슈잉은 이날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엮어 3언더파 69타를 치고, 현재 공동 5위를 기록하고 있다. 본인을 긍정적인 마인드가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오늘 목표가 끝까지 웃으면서 치자’였다. 그 목표를 이뤘다”고 말했다. 롤모델은 중국여자골프의 선구자 펑산산이다.

리슈잉은 KLPGA 투어에서 최선을 다하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하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지난 3일 디오 임플란트 LA 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고 LPGA 투어에서 우승한 두 번째 중국인이 된 인뤄닝을 보고 동기부여가 됐다고 한다. 리슈잉은 “인뤄닝은 아마추어 시절 중국에서 경기하면서 만난 언니”라며 “그때부터도 잘한다고 많이 생각했다. 이번에 우승하는 걸 보면서 저도 빨리 실력이 더 늘어 LPGA 투어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리슈잉의 아이언 샷(사진=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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