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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극작가 시미즈 쿠니오의 ‘분장실’은 연극 무대 뒤편인 분장실을 배경으로 4명의 여배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 4일 이곳에서 개막했다. 각 배역은 이름 없이 알파벳으로 불리는데, 함은정이 맡은 역할은 4명의 여배우 중 막내에 해당하는 ‘D’ 역이다. 네 인물 중 가장 의문스러운 캐릭터다.
함은정의 연극 출연은 2020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 연극 ‘레미제라블’ 이후 두 번째. ‘연극의 산실’ 대학로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관객으로 먼저 연극 ‘분장실’을 접했다. 배우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공감했고, 이후 언젠가 꼭 해보고 싶은 작품이 됐다.
“공연을 보면서 관객 입장에서 큰 울림이 있었어요. 배우들의 이야기이다 보니 작품의 내용이 허구로 다가오지 않았죠. 제 직업에 대한 이야기라 경건하고 신성한 마음이었어요. 그래서 작품의 내용을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아픈 친구라고 할까요. 사실 ‘D’는 많은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봐야 해요. 배우들도 ‘D’에 대한 해석이 제각각이거든요. 관객들도 열린 마음으로 ‘D’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가져갔으면 좋겠어요.”
이번 공연에는 영화·드라마·연극을 넘나들며 활동 중인 쟁쟁한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황석정·송옥숙·김선화가 ‘A’ 역, 백현주·서영희·방주란이 ‘B’ 역, 임강희·이일화·황순미가 ‘C’ 역으로 출연한다. 함은정과 함께 김주연·박정원이 ‘D’ 역으로 캐스팅됐다. 함은정은 공연 초반 송옥숙·서영희·황순미와 페어를 이뤄 무대에 오른다.
대중에게는 걸그룹 티아라 멤버로 각인돼 있지만, 함은정의 진짜 꿈은 배우였다. 중학교 2학년 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어린이 뮤지컬 ‘피터팬’으로 ‘연기의 짜릿함을 맛보았다. 무대에 다시 서고 싶다는 생각에 대학도 연극과로 진학했다. 가수 활동도 연기의 연장선이었다. 함은정은 이번 공연을 통해 배우이자 인간 함은정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작품을 하면서 연기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도 많이 달라졌어요. 죽을 때까지 배우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로드맵도 그려봤죠. 이제는 새로운 모습을 쌓아서 찬찬히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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