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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에는 베테랑들이 주축을 이룬 가운데 젊은 신예들도 일부 포함됐다. 특히 2002년생 19살 이의리(KIA)와 김진욱(롯데)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우려에도 불구, 김경문 감독은 이들을 직접 선발했다. 차세대 대표팀 에이스로서 가능성을 시험하고 경험을 주기 위해서였다.
막상 대회가 시작되니 이름값 높고 몸값 비싼 베테랑들은 줄줄이 죽을 쒔다. 반면 19살 듀오는 우려를 딛고 팀에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이의리는 1일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 경기에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3실점으로 호투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이어 겨우 사흘 휴식 후 5일 미국과 패자 준결승에 다시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쳤다.
김진욱도 기대 이상의 투구를 보여줬다. 김진욱은 이번 대회 4경기에 구원투수로 나와 2⅔이닝 동안 실점은 물론 피안타조차 1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다른 투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상황에서 나오긴했지만 김진욱이 보여준 구위와 배짱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대표팀에 처음 승선한 고영표(KT) 역시 미국, 일본을 상대로 선발투수로 나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4일 일본과의 승자 준결승전에선 5이닝 동안 삼진 7개를 빼앗으며 2실점만 내주는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미국전에서도 홈런 2방을 내주긴 했지만 3회까지 단 1안타만 내줬다.
특히 이번 올림픽에서 건진 가장 큰 수확은 김혜성(키움)이었다. 원래 대수비, 대주자 요원 정도로 분류됐던 김혜성은 이번 대회 13타수 8안타 타율 .615라는 놀라운 타격 능력을 뽐냈다. 지난 5일 미국전에서 3타수 3안타를 기록한데 이어 이날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도 4타수 2안타를 치면서 타선을 이끌었다.
주장 김현수(LG)는 대회 결과에 대한 실망감과는 별개로 “어린 선수들의 경쟁력이 좋고, 이번 대회에서 잘해줬다고 생각한다”고 후배들을 칭찬했다. KBS 해설위원으로 현지에서 대표팀 경기를 직접 지켜본 메이저리그 출신 박찬호 해설위원은 “미래를 향한 기대와 가능성은 오히려 더 커졌다”며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