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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현은 최근 2경기에 등판, 고의 사구 1개를 빼곤 단 한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12일 경기서 무사 2루 위기에 등판했지만 세 타자를 깔끔하게 막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매조지했다.
정대현은 세상이 다 아는 땅볼형 투수다. 그의 싱커는 언제든 야수 앞으로 공을 굴러가게 만들 것만 같은 위력을 지니고 있다. 지난해 정대현의 플라이볼 아웃/땅볼 아웃 비율은 무려 0.69. 리그 평균이 0.92에 비해 확실히 낮은 수치다.
그만큼 땅볼 유도율이 크게 높다는 의미다. 그가 가장 좋은 공을 던졌다는 평가를 받는 2007시즌에는 0.59까지 내려가기도 했었다.
정대현에게도 당연히 예민한 문제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정대현은 종종 수비수들에게 위치 변경을 요구한다. 수비 코치가 하는 시프트 정도는 아니지만 평소보다 두어 발 앞에 서 주길 요구할 때가 있다. 크게 두 가지 상황에서 그렇다.
우선 자신의 싱커가 확실히 잘 들어가는 날이다. 배트 중심에 맞을 가능성이 높지 않기에 강한 타구가 갈 확률도 떨어진다. 따라서 한발이라도 앞에 서 있다 잡는 것이 유리하다. 롯데 데뷔전이었던 9일 잠실 LG전때도 마운드에 오르기 전 야수들에게 조금만 앞에서 수비해 줄 것을 요구했었다.
정대현은 “이제 두 경기를 했을 뿐이지만 우리 수비수들이 큰 힘이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편한 마음으로 공을 던질 수 있었다”며 “SK때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수비 탓을 하고 싶지 않다. 결국 내가 잘 던지면 된다. 어려운 타구 안 보내면 된다는 생각으로 내 공에만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두 번의 등판에서 안정감을 보여준 건 정대현 뿐 아니다. 타구 처리하는 롯데 수비수들의 움직임도 매우 편안해 보였다. 정대현과 롯데가 만들어 갈 시나리오. 그 결말까진 아직 알 수 없지만 출발이 좋은 것 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