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가 동경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까지 경험한 특급 스타가 한 번도 거치지 않은 클래식 무대로 발걸음을 옮겼기에 축구계의 관심은 대단했다.
어려운 선택을 내린 배경은 ‘절박함’이었다. 전북의 동계전지훈련 캠프가 차려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18일(한국시간) 만난 김보경은 “K리그는 설렘의 공간이다. 개인적인 부활도 부활이지만 날 뽑아준 전북과 항상 응원해주는 주변을 위해 모든 열정을 쏟아내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다음은 김보경과의 일문일답.
-전북맨이 된 것이 실감나나.
▲계약서에 사인하고 유니폼을 입으니 피부로 와 닿더라. 전북이 아니더라도 유니폼을 입고 훈련을 하면 소속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카디프에서도, 일본에서도 그랬지만 전북은 K리그 첫 번째 팀이다보니 좀 더 개인적으로 팀에 녹아드는 느낌도 달랐다. 전북이란 팀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팀 분위기는 어떤가?
▲대표팀에 있을 때는 긴장감이 많았다면 여기선 확실히 시즌을 길게 가져가는 부분이 있으니까 오히려 적응하는데도 쉬웠다. 느낌이 좋다. 유럽이나 다른 팀에 있을 때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다. 화도 많이 내고 밥 먹는 것 이외에 함께 이야기조차 거의 없다. 이게 외국의 스타일이구나 싶었는데 여기서는 친구나 후배 선배들이 많다보니 팀의 일원이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
-전북의 철학은?
-본인의 스타일이 전북과 어울릴 것으로 생각하나.
▲패스와 콤비네이션을 좋아하는데 전북의 메리트는 좋은 공격진이다. 이런 좋은 동료들과 하면 좋은 플레이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도르트문트가 너무 강하고, 생중계된다는 점에서 부담이 컸다. 하지만 점차 날짜가 다가오면서 이렇게 좋은 팀과 경기하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훈련을 하면서 내 역할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했다. 결과는 아쉬워도 첫 경기치곤 별 탈 없이 마쳤다. 점차 좋아지리란 믿음이 생기더라. 좋은 팀을 상대로 찬스도 만들었다. 그만큼 공격진의 능력이 좋다는 걸 느꼈다. 좀 더 질 높은 패스를 찔러주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게 됐다.
-팀에 어떤 점을 기여할 것으로 생각하나.
▲팀에 중심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해야지 않을까. 중앙에서 전체 흐름을 조율해주려면 좀 더 강하게 팀 전술에 녹아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전북에서 이루고 싶은 건?
▲팀 선택에서 가장 고려했던 부분이 ACL이었다. 여기서 꼭 이루고픈 꿈은 챔스에서 정상 서는 것이다. 정규리그에서 꾸준히 우승하고 있는데 우승컵 2개를 꼭 드는 게 목표다.
-과거에 대한 그리움은 없나.
-체력이 좋다.
▲유럽과 많이 접하면서 내 상황을 금세 체크할 수 있다. 도르트문트전 끝나고 스피드와 파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3년 가까이 많이 접하고 느껴봤으니까 유럽에서 뛰는 느낌을 갖고 재미있게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유럽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를 많이 봤기에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미드필드로서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최강희 감독이 가장 강조하는 사항은 무엇인가.
▲상대가 우릴 만나면 자꾸 내려서는 경향이 짙으니까 활동량이 많이 필요할 거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K리그에 맞는 스타일을 찾아가야 한다. 공격쪽인 부분을 강조하는 것 같다. 일단 공격쪽에서 많은 보탬이 돼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7골 정도 넣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약체가 어디인지는 잘 몰라도 공을 소유하는 시간 우리가 많다는 걸 의미하니까 공격 전개에서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강희의 마지막 맞춤 퍼즐이라는 평가에 대해 부담은 없나?
▲부담보다는 책임감이다. 감독님이 날 데려온 것에 대해 분명한 이유가 있다.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감독과 스태프는 내게 부담을 덜 주려고 한다. 편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
-대표팀에 대한 생각은.
▲마지막 대표팀 경기가 우즈벡전이었다. 그 경기를 잘 마무리하고 앞으로 좋게 해보자는 생각을 하면서 군사훈련을 다녀왔다. 그런데 그 때부터 오히려 상황이 꼬였다. 축구가 아닌 환경적인 문제가 많은 건 처음이었다. 내가 빠진 동안 좋은 경쟁자들이 많이 생겼다. 구자철 기성용 등이 걱정하지 말고 몸 잘 만들라고 격려 메시지를 많이 해줬다. 부럽기도 하면서 답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