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상처 뿐인 승리...이상범 "프로로서 용납못할 경기"

  • 등록 2013-03-24 오후 6:39:02

    수정 2013-03-24 오후 6:39:02

안양 KGC인삼공사 이상범 감독. 사진=KBL
[안양=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인터뷰실에 들어온 안양 KGC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의 얼굴은 노기가 가득했다. 승장의 얼굴이 도저히 아니었다. 경기 내용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다.

KGC는 24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고양 오리온스에 77-7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KGC는 1차전에 이어 2연승을 거두며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앞에 뒀다.

사실 KGC로선 이기고도 도저히 웃을 수 없는 승리였다. KGC는 3쿼터 3분여를 남기고 61-37, 24점차까지 앞서면서 일찌감치 승리를 예약한 듯 했다. 하지만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 이후 급격히 수비 압박이 약해지고 개인플레이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겼다는 생각이 찾아오면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순식간에 무너진 것.

그러는 동안 오리온스는 무섭게 점수차를 따라붙기 시작했다. 전태풍과 조셉 테일러, 리온 윌리엄스 등의 득점이 살아나면서 4쿼터 종료 1분9초를 남기고는 73-70으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24점까지 앞섰던 리드가 순식간에 3점차로 좁혀진 것.

설상가상으로 1분 58초를 남기고는 팀의 에이스인 김태술이 발목 부상을 당해 교체되는 참사까지 이어졌다.

천신만고 끝에 KGC는 막판 파틸로가 연속 4점을 올리면서 기사회생 했다. 하지만 ‘상처 뿐인 영광’이라는 말처럼 KGC로선 도저히 기뻐할 수 없는 경기 내용이었다.

이상범 감독도 화를 삭이지 못했다. 이상범 감독은 “오늘 게임은 마인드 문제에서 말도 안되는 경기다. 프로라면 이런 경기를 하면 안된다. 이런 정신자세를 갖고 프로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이 팀에 있는 상황에선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상범 감독은 특히 파틸로를 직접 언급하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동네 농구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 마인드를 가지고 농구를 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다. 골밑에서 테일러에게 공이 들어가도 가만히 있지 않느냐”며 “이런 농구는 두 번 다시 해선 안된다. 선수는 처음과 끝이 같아야 한다. 정신자세가 잘못됐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특히 뼈아픈 부분은 김태술의 부상이다. 발목이 심하게 꺾인 채 교체아웃된 만큼 3차전 출전 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상범 감독은 “병원 치료를 받아봐야 3차전 출전 여부를 알 수 있다. 발목이 안좋은 상황인 것 같다. 태술이가 못뛰면 (이)정현에게 하중이 더 갈 수밖에 없다”며 “도대체 얼마나 손해인가. 쉽게 경기를 끝냈더라면 3차전에서 정상적인 멤버로 계속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을텐데 내 자신에게 너무 많이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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