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팀 수문장 논란, 새 화두는 '넘버3 경쟁'

  • 등록 2010-04-12 오후 3:22:34

    수정 2010-04-12 오후 3:23:10

▲ 김영광(울산현대), 김병지(경남FC), 김용대(FC서울, 왼쪽부터)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2010 남아공월드컵 개막이 60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한국축구대표팀(감독 허정무) 의 '최후방 논란'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논란은 허정무호의 넘버원 골리 이운재(수원)가 올 시즌 초반 눈에 띄는 슬럼프를 겪으면서 촉발됐다. 어느 지역보다도 안정적이어야 할 포지션이 급속도로 흔들리면서 축구팬들은 물론, 축구 관계자들 마저도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김현태 대표팀 GK 코치 마저 "이운재의 현재 경기력은 기대 이하"라며 일침을 가했다.

◇시선은 '넘버1'에서 '넘버3'로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논쟁의 화두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본선 개막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점을 들어 '이운재에겐 질책 보다는 격려가 필요하다'는 논리가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는 분위기다. 김현태 코치 또한 K리그 경기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들어 언론이 이운재를 필요 이상으로 공격하는 것 같다"며 지나친 질책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그는 "이운재가 흔들릴 경우 '넘버2' 정성룡(성남)도 덩달아 중심을 잃게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김현태 코치는 "한국대표팀의 경우 수비수들 중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백전노장 이운재가 최후방에 포진했을 때 선수들은 든든함을 느끼며, 그것이 바로 이운재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김 코치는 지난 11일 춘천종합운동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험 있는 넘버3 골키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운재와 정성룡의 주전-백업 구도를 유지하되, 이운재가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감안해 경험이 풍부한 골키퍼를 한 명 정도 보강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는 것이다. 대표팀 최후방을 향하는 코칭스태프의 시선이 넘버1에서 넘버3로 옮겨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경험을 갖춘 넘버3는 누구
현재 대표팀 수문장 경쟁에서 '넘버3' 역할을 맡고 있는 인물은 '울산의 거미손' 김영광이다. 청소년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을 거치며 엘리트코스를 두루 밟은 선수로, 올해로 프로9년차에 접어들었다. 의욕이 넘치는 파이터형 골키퍼로, 넘치는 열정이 때로 실수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지만 순발력과 과감성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대표팀 코칭스태프 또한 가급적 '이운재-정성룡-김영광' 구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도전장을 낸 인물이 '신기록의 사나이' 김병지(경남)다. 1998 프랑스월드컵 주전 수문장으로 나섰고, A매치 62경기(73실점)를 소화했다. K리그 무대에서도 통산 507경기에 출장했으니 경험만으로는 이운재 조차도 능가한다. 나이(39세)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과 순발력 부족이 아킬레스건이지만 선수 자신은 "실력으로 모든 것을 입증할 준비가 돼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서울의 수호신'으로 거듭난 김용대도 주목할 만하다. 이운재의 아성에 가로 막혀 대표팀에서는 빛을 보지 못하고 있지만, 기량만큼은 최상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용대의 경우 실력보다는 역할론적 관점에서 지적을 받는 케이스다. 이와 관련해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김용대는 베스트멤버로 나섰을 때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벤치멤버로서의 역할은 기대에 못 미친다"면서 "2002 월드컵을 앞두고 김용대를 대신해 최은성(대전)을 넘버3로 발탁한 것 또한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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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팀 컴백설' 김병지의 입장은 '진인사대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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