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정수근 명예회복, 법적 대응 대신 대화가 우선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음주구설수'에 휘말려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무기한 실격 징계를 받은 정수근이 명예회복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KBO 상벌위원회는 지난 3일 정수근에 대해 무기한 실격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정수근이 "소란을 피운 적이 없다"고 반발하는데다 사건 당시 경찰에 신고한 신고자 역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허위신고 했음을 인정하면서 논란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정수근은 징계 이후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의 도움을 받고 있다. 선수협의 고문변호가가 정수근의 법적인 조언을 해주고 있다. 권시형 선수협 사무총장은 4일 KBO를 방문해 이상일 사무총장을 만나기도 했다.

KBO는 당초 상벌위원회를 통해 정수근이 사법기관을 통해 자신의 진술이 사실임을 증명할 경우 재심의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럴 경우 정수근은 최초 신고자를 무고죄나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해야만 결백함을 증명할 수 있다.

하지만 권시형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통해 KBO는 입장을 완화했다. 경찰관 입회하에 신고자가 진술할 경우에도 객관적 증거로 인정하기로 한 것. 그러면 정수근은 굳이 신고자를 법적으로 고소할 필요가 없게 된다.

정수근은 이와 관련해 지난 5일 경찰에 신고를 했던 호프집 종업원을 별도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권시형 사무총장은 "정수근이 신고자를 만나 진술과 관련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그 것(경찰관 입회하의 진술)이 가능한지 지켜볼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수근 측은 이번 음주 구설수와 관련해 최초 보도했던 언론사에도 해명을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권시형 사무총장은 "해당 기자가 9월 1일 오전 경찰 신고만 가지고 정수근에게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채 기정사실처럼 보도했고 결국 모든 언론 매체로 이어졌다"라며 "당시 기사를 쓴 기자가 사실 확인서를 써줄 경우 신고자의 진술서와 함께 KBO에 넘겨줄 계획이다"고 말했다.

권시형 사무총장은 "신고자의 진술서와 해당 언론사의 사실 확인서가 입수되면 KBO로 공이 넘어가게 된다. 만약 KBO가 이를 인정하지 않고 다른 형태의 징계를 계속되면 상벌위원회의 판단에 대한 법적인 대응을 할 것이다. 과다한 징계라고 판단될 경우 변호사를 통해 징계 결정 무효 확인 소송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수근의 명예 회복을 위해 대화와 상식 선에서 순리대로 일을 처리하겠다"라며 "그런 다음에도 일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법정이나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한 법적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