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NFC에서 올림픽 축구 대표팀 훈련을 이끌고 있는 박성화 감독이 선수들에게 던지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다. 박주영(FC 서울)은 ‘허정무호’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하는 올림픽 대표팀의 에이스. 하지만 그도 올림픽 본선 최종 엔트리(18명)에서 빠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엔트리를 확정할 때 과거의 이름값에 연연하기보다 현재의 컨디션을 가장 중시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 파주 NFC에서 훈련하고 있는 선수는 26명. 이들 가운데 훈련에 참가하지 않고 있는 와일드 카드 김동진(러시아 제니트)을 감안하면 9명은 베이징에 가지 못한다. 포지션별로 살벌한 경쟁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이 가운데 박성화 감독이 가장 주의깊게 지켜보는 포지션은 공격 라인이다. 결국 승부를 결정할 요원들이기 때문이다. 그가 고를 수 있는 자원은 박주영을 비롯 이근호(대구) 신영록 서동현(이상 수원 삼성) 양동현(울산 현대) 등 5명. 당초 와일드카드 후보로 염두에 뒀던 조재진(전북)을 포기하는 바람에 다소 경쟁률은 낮아졌으나 그들만의 장단점이 있어 박 감독은 막판까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 이야기’를 한 것도 이런 고민의 일단이다.
하지만 대강의 윤곽은 잡혀 있다. 현재의 컨디션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K리그와 A 대표에서의 활약을 토대로 살펴보면 어느 정도 우열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일단 박주영의 베이징행은 확실시된다. 파주 NFC 훈련에서 정상 컨디션을 보이지 못해 박성화 감독이 우려하고 있지만 그의 기량만큼은 누구나 인정한다. 2010 남아공 월드컵 3차예선을 비롯, 동아시아 선수권 등 허정무호가 출범한 뒤 치른 주요 A매치에도 대부분 스타팅 멤버로 출전, 4골을 기록하며 주전 노릇을 하고 있다.
다만 K리그에서 특유의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게 걱정스럽다. 정규리그에서 10경기에 출장, 2골 2어시스트에 그쳤고 컵 대회에선 4경기에 나서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올림픽 대표팀 소집 직전에는 무릎 이상으로 2경기 연속 결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 주영이는 데려가야지”라는게 박성화 감독의 속마음이다.
이근호 또한 꾸준히 A매치에 출전하는 재목이다. 지난 2월 동아시아 선수권 대회에는 3경기 모두 그라운드에 나섰고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도 3경기를 소화했다. 이근호는 특히 K리그에서의 활약이 돋보인다. 정규리그 13경기에서 7골 2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을 비롯 컵 대회서도 1골을 넣었다. 박주영과 달리 A 매치에선 골을 터뜨리지 못했지만 박성화 감독은 베이징 멤버로 분류하는 분위기다.
지난 7일 훈련에 들어가면서 박 감독은 "최종 엔트리 18명 가운데 공격수는 세 명 밖에 쓸 수가 없다“며 ”서동현과 신영록, 양동현은 스타일이 비슷해 이들 중 한명만 뽑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훈련 중 컨디션을 체크하면서 생각을 달리할 수 있으나 결국 박주영 이근호를 근간으로 다른 한명을 더하는 구도가 그려진다.
문제는 서동현 신영록 양동현 모두 장단점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일단 K리그 성적으로 따지면 서동현이 가장 앞선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와 컵 대회 포함 모두 11골을 터뜨리며 국내 공격수 가운데 최다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신영록도 6골에 머물고 있지만 특유의 파괴력으로 수원 공격 라인에 힘을 싣고 있어 K리그 활약은 서동현에 못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반면 지난 해까지 박주영과 함께 올림픽 대표팀의 투톱으로 활약한 양동현은 오랜 부상 여파로 모두 8경기에 출전, 1어시스트 밖에 없다.
하지만 이렇다할 대표 경력이 없는 서동현은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하고, 신영록은 부상으로 10일부터 정상 훈련에 참가하는 등 현재 몸상태가 우려되는 반면 양동현은 최근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는 중이다. 현재로선 서동현이 유력해 보이지만 박성화 감독은 오는 16일 과테말라 대표팀과의 평가전을 마친 뒤 최종 결정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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