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튼 커쇼(27·다저스)의 그늘을 넘어 생애 첫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잭 그레인키(32·다저스)는 거의 무조건 옵트아웃(계약해지) 권리를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각각 왼쪽어깨와 오른쪽팔꿈치에 칼을 댄 류현진(28·다저스)과 브랜든 맥카티(32·다저스)는 내년 4월을 장담 못한다. 브렛 앤더슨(27·다저스)은 자유계약선수(FA)가 되고 브랜든 비치(29·다저스)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프리드먼·자이디’ 콤비가 본 우드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기해 긴급 수혈된 두 선발투수 맷 레이토스(28·다저스)와 알렉스 우드(24·다저스)에 거는 구단의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나마 레이토스는 FA를 앞두고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올 시즌(빅리그 서비스타임 1.123년)이 끝나고도 3년 이상을 더 써먹을 수 있는 우드에 자연스럽게 초점이 맞춰진다.
|
우드의 타고난 자신감과 투쟁심은 짧은 경력임에도 심판의 볼 판정에 항의하다 벌써 두 번이나 퇴장당한 사례가 잘 말해준다.
파한 자이디(38·다저스) 단장은 “통산 평균자책점(ERA)이 3.10이다. 종합적인 기록을 보면 삼진과 땅볼을 많이 잡는 반면 볼넷은 내주지 않는다”면서 “바로 우리가 찾던 투수”라고 말했다.
공교롭게 같은 날 데뷔했던 마이클 와카(2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비견되는 거물이다. 실제 통산 ERA에서 와카(3.06)와 별 차이가 없다.
다만 걱정거리는 벨로시티(구속) 저하다. 데뷔 시즌 구원투수로 ‘최고 96마일(155km)-평균 92마일(148km)’을 찍던 패스트볼(빠른공)이 올해 89~90마일(145km)로 주저앉았다. 포심이 아닌 싱커(싱킹패스트볼) 구속이라 하더라도 약간 우려스럽다.
또 하나는 부상경력이다. 정통이 아닌 좌완 쓰리쿼터형의 딜리버리(투구 시 팔동작)는 흡사 크리스 세일(26·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연상시키는데 부자연스럽고 거친 만큼 항상 부상위험에 노출돼 있다.
‘류현진과 닮은꼴 맞수’ 우드의 미래
우드는 이미 몇 차례 값비싼 대가도 치렀다. 처음 공을 던진 9살 때부터 지금의 투구 머케닉(유기동작)을 고수했다는 그는 만 18세이던 2009년 ‘토미 존 서저리(팔꿈치인대접합수술)’를 받았고 2012년에는 허리근육통, 2014년에는 팔뚝근육이 삐끗해 고생했다. 특이한 투구 폼을 몸이 감당하지 못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돈 매팅리(54·다저스) 감독은 “남들과 약간 다른 것일 뿐이다”면서 “약간 다르다는 것은 때론 좋은 것이다. 커쇼 역시 약간 달랐던 투수였다”고 비유했다.
우드는 5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다저스 데뷔전을 치른다. 구단은 다음 두 달간 그에게 11~12차례 선발등판을 기대하고 아마 포스트시즌(PS)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 전망이다.
건강상태에 따라 내년시즌 거의 틀림없이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 테고 혹시 다치더라도 불펜요원으로 활용도가 크다는 게 구단의 판단이다.
우드는 류현진의 잠재적인 경쟁자다. 같은 좌완에다 아직 앳된 고교시절 투수에게는 치명적인 팔꿈치를 손봤고 구속(류현진 2014년 포심 평균구속 91.56마일)이 불같이 빠르지는 않으며 주무기를 체인지업으로 삼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투구 폼은 좌완 정통파로 볼 수 있는 류현진과 변칙 스타일의 우드가 차별화되지만 여러 모로 비교될 만한 껄끄러운 맞수다.
우드는 마이너리그 통산 ERA 1.68을 기록했다. 빅리그에서는 3.10으로 2013년 이후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투수 118명 가운데 데이비드 프라이스(30·토론토 블루제이스)와 19위로 동률이다.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은 3.17로 프란시스코 리리아노(32·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공동 23위다. 두 부문 모두에서 우드보다 어린 선수는 리스트에 없다.
▶ 관련기사 ◀
☞ '강속구 종결자' 강정호에 주어진 정복과제 '체인지업'
☞ 프리드먼 9개월 천하, 2014년의 다저스는 이미 없다
☞ 양키스 감독 "추신수 홈런 이례적인 일, 변화구 높았다"
☞ '다저스行' 레이토스와 우드, 류현진 입지에 미칠 영향
☞ '추신수 9G 0.387 vs 강정호 10G 0.474' 무력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