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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중국은 수많은 역사를 공유해 왔다. 화합의 역사보다는 대립과 반목의 기억이 더욱 많다. 합법적 전쟁과 다름없는 스포츠 세계에서도 서로를 밟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유독 중요한 고비와 길목 마다 중국이 버티고 있었다.
이번 런던올림픽도 예외는 아니다. 많은 종목의 결승 혹은 결승 길목에서 승부처마다 중국과 맞닥뜨렸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올림픽에서는 우리가 패한 경우가 많았다.
양궁과 펜싱에선 ‘금’이냐 ‘은’이냐를 놓고 중국과 격돌했다. 우위를 점하고 있는 양궁에선 기보배, 이성진, 최현주가 중국을 210-209, 1점 차로 누르고 올림픽 사상 양궁 여자 단체전 7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반면에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에선 중국에 25-29로 석패하고 은메달에 그쳤다. 하지만 은메달에 그친 아쉬움보다는 오심으로 메달을 도둑맞았던 신아람의 메달 획득 소식에 반가움이 더했던 경기였다.
여자 하키도 조별리그 첫 상대로 중국을 만나 0-4로 완패를 당했다. 한국은 이후 영국과 네덜란드 등에 잇따라 패하고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유도에서는 여자 63kg 이하급에 출전한 정다운이 결승 길목에서 중국의 슈리리를 만나 선전했지만 지도 누적으로 유효패했다. 8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 요시 우에노(일본)를 완벽히 제압하고 4강에 올랐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바로 8일(한국시간) 밤부터 영국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에서 열리는 탁구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한국과 중국이 정상의 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한국은 주세혁, 오상은, 유승민이 준결승에서 홍콩을 3-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어렵사리 끝까지 살아남은 만큼 반드시 중국의 벽을 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마룽, 왕하오, 장지커로 이뤄진 중국은 탁구 종목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최강팀. 이들을 맞아 한국 남자 탁구가 매서움을 보여줄 수 있을 지 관심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