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음악 외길' 이문세 "은퇴는 없다" [종합]

'이별에도 사랑이' '마이 블루스'
정규 17집 선공개곡 오늘 발매
"아티스트에겐 퇴장 있을 수 없어"
"휠체어 타고서라도 노래 계속할 것"
"춤 욕심 많아… 비처럼 춤추고 싶어"
  • 등록 2024-11-13 오후 5:42:50

    수정 2024-11-13 오후 5:42:50

가수 이문세가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 스탠포드호텔에서 가진 정규 17집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은퇴라는 건 쓸쓸히 퇴장한다는 거잖아요. 아티스트에겐 퇴장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손뼉을 쳐주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객석에 앉아있다면 그분을 위해 휠체어를 타고서라도 마이크를 잡아야 하는 것이 제 운명이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진행형 레전드’ 가수 이문세가 정규 17집 발표를 앞두고 ‘은퇴’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앞서 ‘가황’ 나훈아에 이어 ‘가왕’ 조용필이 은퇴를 예고한 가운데, “나는 은퇴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해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케 했다.

이문세는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정규 17집 첫 제작발표회에서 “대중에게 박수 한 번은 크게 받아봤으니 밑질 건 없고, 사랑 한 번 진하게 해봤으니 여한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세상에는 소유의 가치와 존재의 가치 두 가지가 병행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쪽에 비중을 더 둘 것인지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본능적으로 어렸을 때부터 존재의 가치가 조금 더 컸던 것 같다.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를 했을 때 수많은 TV 프로그램에서 제안이 오고 수많은 클럽에서 돈을 많이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지만 늘 거절했다”며 “난 ‘별밤지기’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가치를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문세는 “마이크를 잡고 노래한지 40년이 넘었다. 그동안 넘어온 강과 산, 무릉도원과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꾸준히 음악에 매진했기에 대중으로부터 외면받지 않았던 것 같다”며 “그 덕분에 음악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다. 폼 잡으려는 것도 아니고, 살아보니 정말 인생이 그렇더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가수 이문세가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 스탠포드호텔에서 가진 정규 17집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문세는 앨범 작업 과정에 대해 “새 앨범을 만들 때마다 대중을 의식하고 만들지 않았다. 이 곡이 히트곡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머릿속에 있지만 ‘이 음악이 먹힐까’, ‘이 음악이 트렌디한가’라는 고민은 적어도 하지 않았다”며 “이문세가 던지고 싶은 음악에 많은 분이 공감해주시길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16장의 앨범을 냈지만 회자되는 음반이 몇 장 정도 밖에 안 된다. 히트곡이 몰려있거나 몇몇 앨범은 이문세 작품 발표회라는 생각이 드는 앨범이었다”며 “내가 마이크를 잡고 박수를 받았던 원동력은 음반뿐 아니라 공연에 집중했고 힘과 에너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 덕에 음악인이란 카테고리 안에서 활동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문세는 이날 오후 6시 첫 번째 선공개곡 ‘웜 이즈 배터 댄 핫’(Warm is better than hot)에 이어 정규 17집 두 번째, 세 번째 선공개곡 ‘이별에도 사랑이’, ‘마이 블루스’를 선보인다. ‘이별에도 사랑이’는 이문세와 ‘나의 해방일지’ OST로 호흡을 맞춘 작곡가 헨이 만들었다.

이문세는 ‘이별에도 사랑이’에 대해 “트렌디하면서도 고전적인 것을 놓치지 않는, 현대와 과거를 넘나드는 멜로디 진행과 노랫말이 내 마음을 움직여서 이 곡을 부르기로 했다”며 “OST를 통해 헨이라는 작곡가를 처음 만났는데, 덤덤하게 힘 하나 안 주고 하고픈 얘기를 다 할줄 아는 대범한 뮤지션”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이 블루스’는 이문세의 자작곡이다. 이문세는 “고통스럽게 창조해 내려고 애를 썼던 곡은 아니다. 집에서 기타를 치다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곡”이라며 “노랫말과 멜로디가 동시에 나온 독특하게 만들어진 노래”라고 소개했다. 이어 “사석에서 친구, 가족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잘 놀다 잘 가자’인데, 이 땅에 함께 살아가는 나보다 조금 어린 젊은이들에게 충고와 용기, 위안을 주고 싶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가수 이문세가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 스탠포드호텔에서 가진 정규 17집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40년 동안 ‘뮤지션’ 외길을 걸어온 이문세는 앞서 마지막 앨범을 예고한 조용필을 언급하면서 “용필이형은 은퇴 공연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이문세는 “무대에 서 있는 모습이 아름답고, 존경스러운 분이 바로 조용필 형님이다. 언젠가 무대에 오르지 못할 날이 오겠지만, 쓸쓸한 은퇴공연이나 스스로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남기지는 않았으면 한다”며 “그게 뒤에서 묵묵히 쫓아가는 후배에 대한 일종의 용기, 위안이 될 수 있다”고 소신발언했다.

그러면서 이문세는 “나는 은퇴 없다”고 힘주어 말하며 “앞으로 20년은 끄떡없이 음악을 할 생각이다. 은퇴 공연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만 이문세는 “춤 욕심이 많은 편”이라며 “비처럼 춤추는 게 로망이자 꿈”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라디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이문세는 지난 6월 ‘안녕하세요 이문세입니다’로 13년 만에 라디오에 복귀했다.

이문세는 “이문세와 라디오라는 세 글자는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라며 “나는 라디오를 통해 성장했고, 라디오로 꽃을 피웠다. 수많은 청취자와의 교감을 통해 이문세는 지금도 박수를 받고 있다”고 라디오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가수 이문세가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 스탠포드호텔에서 가진 정규 17집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문세는 13일 오후 6시 정규 17집 발매를 앞두고 ‘이별에도 사랑이’, ‘마이 블루스’ 2곡을 선공개한다.

‘이별에도 사랑이’는 연인과의 이별을 넘어서, 인생에서 소중한 사람들과의 다양한 이별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다. 템포 루바토(rubato)를 극대화하여 섬세하고 강렬한 이별의 감정을 표현한 발라드 곡이다. 작·편곡가이자 영화 음악감독 박인영이 스트링 편곡에 참여해 더욱 풍성한 사운드를 완성했다. 배우 윤계상이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다.

또 다른 선공개곡인 ‘마이 블루스’는 이문세가 직접 작사·작곡한 곡이다. 가수로 긴 시간을 살아오며느낀 감정과 상황들을 솔직하게 담아낸 이 곡은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목가적인 일상과 무대의 삶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이문세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문세는 2025년 앨범 완결을 목표로 정규 17집 수록곡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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