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야, 여기!" 이상화 반말 중계에 '채널 돌렸다'는 시청자들

시청자들 "해설자로의 자질 부족"
일각에선 "인간적인데 뭘 그러냐" 옹호
  • 등록 2022-02-14 오후 4:58:04

    수정 2022-02-14 오후 4:58:04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인 이상화 KBS 해설 위원이 2022 베이징올림픽 경기 중계 도중 반말과 고성을 지르며 구설에 올랐다. 해설보다 응원의 말과 감탄사로 일관해 본분을 잊은 채 보는 이를 불편하게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인간적인 해설”이라며 그를 두둔하고 나섰다.

(사진=KBS 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14일 KBS 시청자권익센터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베이징 올림픽 중계에서 이상화 위원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이상화 해설 자격 없다’ ‘이상화 해설 자격 없으니 중지시켜 주세요’라는 등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한 청원인은 “선수 시절 열심히 하고 실력 있는 건 인정하지만 전 국민이 보는 채널에서 ‘야! 야! 여기!’”라며 “(선수들과)친분 있는 건 알겠지만 전 국민이 보고 있고 해설자 위치에서 반말과 개인감정을 내세우는 건 자격이 없다고 보여진다. 듣기 거북하고 짜증나서 보다보다 타 채널로 옮겼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청원인은 “스피드스케이팅 차민규 경기 때 이성 잃고 반말에 ‘잘했다, 잘했다’만 수십번 소리 지르는 거 보고 채널 돌렸다”라며 “공영방송에서 기본 해설 매너가 저질인데 경질시켜 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베이징올림픽 관련 TV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라며 “이상화님은 공공 방송을 중계하는 위원인지, 그냥 유튜브에서 방송하는 사람인지 의문스럽다. 타 방송국에서는 아무리 후배라도 존칭을 사용하면서 응원하고 칭찬을 하는데, 공영방송인 KBS에서는 반말로 말하는 사람을 활용해서 중계를 하는 모습에 어처구니가 없다. 더 이상 수준이 낮고, 준비가 안 된 사람을 올림픽 중계에서 보고 싶지 않다. 조치를 취해주시기를 강력하게 요구한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지난 12일에는 방송 사고에 가까운 상황이 전파를 탔다. 이날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이번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한국의 차민규가 34초39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해당 경기에서 차민규가 스케이팅하는 중 이상화는 “움직여야 돼. 움직여”라고 말했고 고성을 지르며 “좋아”라고 외쳤다. 결승선을 통과하기 직전에는 “들어와. 들어와”라고 되뇌기도 했다.

차민규는 경기가 끝난 후 태극기를 들고 6위 김준호와 함께 경기장을 돌며 관중에게 인사했다. 중계석에서 그를 지켜보던 이상화는 “야 여기 봐. 여기. 여기. 야 야”라며 차민규를 불렀다. 함께 있던 이광용 캐스터는 “방송 중에 막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된다”며 이상화를 제지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이상화의 태도를 두고 해설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고 지적에 나섰다. 누리꾼들은 “이상화 해설 너무 별로다. 방구석 해설도 아니고” “혼자 유튜브 개인 방송하는 줄” “저건 해설이 아니라 그냥 응원”이라는 등 혹평을 쏟아냈다.

반면 “나도 이상화랑 비슷한 소리를 냈다. 차민규 축하한다” “인간적인데 뭘 그러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이 느껴진다”며 그를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사진=뉴시스)
그도 그럴 것이 전날 이상화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김민선(23·고려대)이 7위를 기록하자 눈물을 보였다. 그는 이강석 해설 위원과 함께 “제발 버텨!” “끝까지 가야 해”라며 목이 쉴 정도로 응원했다.

이후 경기가 끝난 후 김민선의 인터뷰를 보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이상화는 현역 시절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혼자서 운동하는 게 쉽지 않은데 그걸 이겨냈어요”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이상화는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고다이라 나오(일본)가 동일한 경기에서 17위로 경기를 마치자 아쉬운 레이스에 눈물을 흘리고서 “무거운 왕관의 무게를 이겨낼 줄 알았는데, 심리적인 압박이 정말 컸던 것 같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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