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개막]마스터스보다 더 빠른 그린에 러프 길이는 15cm 이상

US오픈 조직위 개막 앞두고 코스 조건 등 공개
그린스피드 13피트로 마스터스 12피트보다 빨라
경사 심한데 속도까지 빨라 공략 더 어려울 전망
러프 길이 15cm, 벙커만 76개..난공불락 코스 세팅
  • 등록 2020-09-17 오후 2:59:57

    수정 2020-09-17 오후 9:50:06

타이거 우즈가 US오픈 개막에 앞서 연습라운드 중 입고 있던 스웨터를 벗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그린 스피드 3.9m, 러프 길이 최소 9cm.

난코스로 ‘악명’이 높은 US오픈은 올해도 선수들을 괴롭힐 준비를 끝마쳤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18일(한국시간)부터 미국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리는 US오픈 개막을 앞두고 코스 조건을 공개했다. 짧지 않은 코스에 무성한 러프, 게다가 약 4m에 육박하는 빠른 그린으로 만들어놔 올해도 언더파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파70으로 세팅된 코스의 전체 길이는 7477야드가 기본이다. 그린 스피드는 평균 13피트(약 3.9624m)로 평균 12피트를 유지해 ‘유리알 그린’이라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보다 더 빠르게 했다. 그린이 빠를수록 더 세밀하게 경사를 살펴야 공을 정확하게 굴릴 수 있고, 힘 조절이 되지 않으면 프로라도 3퍼트를 하는 실수를 많이 하게 된다.

일반 골프장의 그린 스피드가 평균 2.5m 내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대회 코스는 평균 3.0~3.5m를 유지하고 있다.

그린의 잔디는 80%가 포아 애뉴아, 20%는 벤트글래스로 이뤄졌다. 두 가지 종류의 잔디가 식재된 만큼 날씨와 일조량 등에 따라 자라는 속도가 달라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러프는 더 까다로워 켄터키 블루글래스와 라이글래스, 포아 애뉴아 그리고 벤트글래스 4가지 종류가 섞여 있다. 러프의 길이는 지역에 따라 최소 3.5인치와 5인치다. 지름이 4.25인치인 골프공이 러프에 떨어지면 어느 지역은 위가 살짝 보이지만, 어떤 곳에선 깊게 박혀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대회 기간 러프는 더 길게 자랄 수 있어 3·4라운드 때는 애를 더 먹을 수 있다.

코스 내엔 총 76개의 벙커가 있고 15번과 16번홀은 코스를 따라 물이 흘러 공략이 더욱 까다롭다.

1923년 개장한 윙드풋 골프클럽은 ‘비명을 지르게 하는 코스’로 불릴 만큼 악명이 높다. 페어웨이 폭이 좁고, 그린의 굴곡이 심해 평평한 곳이 많이 없을 정도다. 올해 대회 땐 파5 홀을 2개로 줄여 파70으로 만들어 더욱 난도를 높였다.

역대 5번의 US오픈이 열렸지만, 최종 합계 언더파로 경기를 끝낸 선수는 1984년 퍼지 죌러(미국)와 그렉 노먼(호주) 단 2명뿐이었다.

가장 최근인 2006년 US오픈에선 제프 오길비(호주)가 5오버파 치고 우승했다.

코스를 미리 돌아보며 연습라운드를 한 선수들 사이에선 “올해도 언더파 우승자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 우세하다. 우즈는 개막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코스와 오크몬트, 커누스티 세 곳은 언제라도 메이저 대회를 열 수 있는 장소”라며 “아마 이곳과 오크몬트가 1, 2위를 다투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공략이 더 어려워진 코스에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새로운 비밀병기까지 챙겼다. 미국 USA투데이는 17일 “존슨이 그동안 잘 쓰지 않던 2번 아이언을 골프백에 넣었다”고 보도했다.

2번 아이언은 대개 페어웨이보다 티샷을 정확하게 날릴 용도로 많이 사용하는 클럽이다. 존슨은 300야드는 기본, 때론 350야드를 쉽게 넘기는 장타자다. 이번 대회에선 공을 멀리 보내는 것만큼 정확하게 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시도다.

코스관리자가 페어웨이에 물을 뿌리고 있다. (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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